안녕하세요. 하이닥 내과 상담의 김지우입니다.
1. HPV는 성생활을 하는 성인 여성의 80% 이상이 평생 한 번은 감염될 정도로 매우 흔한 바이러스입니다. 대부분은 1-2년 내 우리 면역에 의해 자연 소실되지만, 일부에서 잠복 상태로 있다가 수년 후 재검출되기도 하고, 새로운 유형에 재감염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 검출되는 HPV가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특정 시점으로 단정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몇 가지 정황은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 후에도 16, 31번이 검출된 이유: HPV 백신은 예방효과이지 치료효과는 없습니다. 이미 감염된 상태이거나 과거 감염되었던 유형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고, 접종 전 노출되었던 바이러스가 이후 잠복 후 재활성화되어 검출될 수 있습니다.
여러 유형이 번갈아 검출되는 이유: HPV는 한 번 감염되었다고 평생 면역이 생기지 않습니다. 다른 유형에 대한 재감염이 가능하고, 면역 저하 시 기존 잠복 감염이 다시 검출될 수 있습니다.
54번은 9가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유형이며, 보통 저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장기간 지속 감염 시 세포 변성을 유발할 수 있어 원추절제술 및 추적관찰하신 경과는 적절한 조치였습니다.
2. 파트너분의 과거력과 8년간 단일 파트너와의 관계가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네, 두 가지 모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트너의 노출 가능성: HPV는 남성에게는 대부분 무증상이므로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채 보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성 파트너 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HPV 유형에 노출되었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높아집니다.
동일 파트너와 지속적 관계의 영향: 한 파트너에게서 이미 노출된 HPV라도, 면역으로 완전히 제거되기 전까지는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가 서로 재접종(ping-pong 현상)되는 형태로 작용하여, 바이러스 제거(clearance)가 지연되고 지속 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것이 지속 감염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고 본인의 국소 면역 상태가 가장 중요하지만, 기여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파트너분의 책임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현재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반복 검출 패턴에서는 파트너도 이미 여러 HPV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남성분이 비뇨의학과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는?
남성에서 HPV는 여성과 달리 국가에서 권고하는 표준화된 선별검사가 없습니다.
HPV 검사 자체: 여성의 자궁경부처럼 정확하게 채취하는 표준 부위가 없습니다. 연구 목적으로 음경, 귀두, 요도 등에서 면봉으로 HPV DNA 검사를 시도할 수 있으나, 민감도와 정확도가 낮아 일반 진료에서는 권고되지 않으며,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도 감염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육안 검사, 확대경 검사, 필요시 조직검사로 곤지름(성기사마귀) 여부를 확인합니다.
함께 권고되는 성매개감염 검사: 비뇨의학과 방문 시 아래 검사를 함께 받으실 수 있습니다.
소변 또는 요도 분비물 PCR: 임질,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스마, 트리코모나스, 헤르페스 1/2형..
혈액검사: 매독, HIV, B형/C형 간염..
육안 진찰: 곤지름, 헤르페스 병변 여부..
남성도 가다실 9가 백신 접종 대상입니다. 이미 노출되었더라도 아직 노출되지 않은 다른 유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어, 비뇨의학과에서 접종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성관계 시 콘돔 사용이 재접종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현재는 원추절제술 후이므로 산부인과에서 안내받으신 대로 자궁경부세포검사 및 HPV 동시검사를 정기적으로 추적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불안한 마음이 크시겠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대부분 잘 조절됩니다.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여 추적관찰 잘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