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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Q&A

질문

정신의학에서 얘기하는 우울, 불안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20대 건강한 남자입니다.
신경과에서 우울증 및 불안장애 증상으로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몇주 전부터 새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다니기 전부터 막연한 걱정이나 고민은 있었는데요. 자기 전에 생각이 좀 많아지면서 잠도 좀 설치고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업무가 아직 어렵긴 하지만 적응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평소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사회성이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렇게 적응하던 중, 어느날 아침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멍해지면서 업무에 집중, 기억이 전혀 안되는 증상을 겪었고 이 여파로 아직도 다소 멍하고, 종종 가슴이 두근거리고 속이 안좋거나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걱정이 되어 전반적인 검진을 받아봤는데 몸은 아주 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숙면을 위한 신경안정제 및 우울증 관련 약물을 처방받게 되었는데요. 차도가 없으면 정신과 진료도 받아보라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정말 전혀 우울하거나 하지 않은데 이러한 약을 먹어도 되는지 고민이 듭니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걱정 등이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갔을 수도 있고 그 결과로 신체화되어 나타난 증상인 걸로밖에 설명이 안되는데도, 제 스스로 생각하길 제가 정말 정신도 건전하고 남들이 보면 되게 쾌활하다고 하는 성격인데도 이런 상태에 처할 수 있나 싶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우울이나 불안이 너무 좁은 개념인가요? 확실히 알고 싶고 제가 받은 처방이 바람직한 방향인지도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답변

Re : 정신의학에서 얘기하는 우울, 불안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김윤석
김윤석[전문의]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하이닥 스코어: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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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의 감사 인사 |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김윤석입니다.

몇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첫째, 우울감, 불안감은 우울장애, 불안장애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소통을 할 때에는 이들을 정확히 구분하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우울감, 우울증, 우울장애를 혼동하여 사용합니다. 우울증 증상이 있다고 해서 우울 장애라고 단정짓는 것은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병명을 labeling하느냐가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은 우울한 감정을 섣불리 우울장애로 진단내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큰 바위로 막혀 있는 동굴 저 너머의 것들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굴 너머의 세계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평소 쾌활하고 건전한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이 본인의 성격을 다 설명할 수 없듯이 무의식적 동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깊이 있는 면담을 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특정 사건에 대응하는 방식인 방어기제, 과거 주양육자로 부터 받은 애착의 정도, 정신적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경험들 등 한 사람의 내적인 공간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셋째, 증상을 약을 먹어서 없애야 하는 개념으로만 치부하기 보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로 해석해야 합니다. 내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러한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것인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적합한 것인지, 나는 어떠한 사람이고 나의 마음 생김새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삶의 방향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