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생활환경 등에 변화가 일어난 후에 치매가 나타나는 일이 있습니다. 가령 이사나 리모델링 등으로 생활환경이 변하거나 퇴직, 배우자와의 사별 등 사회적 환경이 변했을 때 치매가 나타나는 수가 있습니다. 이들 변화가 치매 발병에 어떻게 관여되어 있는가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치매를 일으키는 하나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람이 오랫동안 같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은 그 환경 밑에서 특별히 새로운 지식이 필요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생활할 수가 있으므로 극히 가벼운 치매일 경우에는 일상 생활을 하는 동안 거의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들도 치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면 여태까지의 습관이 깨어져 치매 환자는 어리둥절해 하고 당황하여 이상한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이때야 비로소 가족들이 치매의 존재를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오게 됩니다.

이와 같이 "환경의 변화"라는 것은 치매의 발현에 원인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각각의 가정마다 그 사정이 다르겠지만 가능한 한 평소 습관화된 환경을 유지하면서 생활환경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