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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라면을 먹고 잔 것도 아닌데, 다리가 왜 자꾸만 부을까?”

남성의 경우 부종에 대한 민감도가 여성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고 일어난 아침에 얼굴이 붓는다거나 손이 부어서 불편함이 따르지 않는 한 부종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심각성에 대해 인지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쉽게 관찰되는 부종이 바로 발목 부근에서 주로 발견되는 ‘양말자국’입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양말을 벗고 나면 발목 부근에 선명하게 드러난 양말 밴드 자국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며, 부종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남성이라도 이러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 입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

부종은 정말 라면과 같이 나트륨을 과다 섭취했을 때만 나타나는 증상일까요? 특정 질병에 노출된 적이 없는 젊은이들의 다리에 나타난 부종의 대부분은 혈액순환의 저하 및 과도한 염분섭취 그리고 호르몬(항이뇨 및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작용이 주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다리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부종의 대부분은 운동부족 및 잘못된 식생활 습관에 의한 것이 대부분으로 장시간 서서 혹은 앉아서 일하는 직업 및 다리를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는 생활습관 등의 요소에 의해 정맥순환능력이 저하될 때 주로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 및 스트레칭, 마사지 등의 방법으로 정맥순환을 촉진시켜주는 것이 저림 증상 완화에 아주 유용한 방법이 되겠으나 이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 스트레칭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여 정맥순환도 촉진시켰고 저염식 및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종이 계속된다면, 과연 무엇을 의심해봐야 할까요?

바로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입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valve)손상에 의해 혈액이 심장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늘어난 혈액들로 인해,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을 말합니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하지정맥류 또한 초기에는 무증상으로 시작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혈관이라는 것이 피부 겉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피부 안쪽에 위치한 인체 구조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정맥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제법 피부 안쪽으로 위치한 복재정맥 및 관통정맥에서 시작되기에, 발병 초기에는 역류로 인한 정맥순환 장애에 따른 부종 및 중압감 정도의 증상만이 나타나게 됩니다.

발병 초기부터 심각한 증상이 동반되고 생활에 불편을 겪게 된다면 몸의 이상을 바로 감지하고 병원을 방문하게 되겠지만, 무증상으로 시작하고 무엇보다도 살짝 붓고 피곤한 정도의 증상만이 나타나다 보니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무리한 운동 및 노동 등)로만 생각하고 가벼이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시적 환경변화에 따른 부종이라면 지속성에서 차이가 나타납니다. 즉 매일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아닌, 힘들고 피곤하게 일(운동)을 했을 때 만 나타나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다리도 주물러 보고 음식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속된 부종이 나타난 것이라면, 정맥순환능력의 저하 수준이 아닌, ‘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하지정맥류 발병 시 나타나는 자각증상들

1. 육안상으로 혈관이 선명하게 비춰 보이거나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와 보인다(물론 초기에는 육안상 관찰이 전혀 없기에, 확인이 불가능 한 경우가 많습니다).

2. 종아리에 근육경련 및 당김 증상이 나타난다.

3. 다리에 전체적인 부종과 함께 묵직한 느낌(중압감)이 든다.

4.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무거운 짐 등을 옮기는 일을 하고 나면 다리의 피로감이 더욱 가중된다.

5. 편안한 자세(소파 혹은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다리를 높게 위치했을 때) 혹은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다리의 피로감이 거의 없어진다.

정맥순환 장애에 의해 나타나는 하지정맥류를 단순 부종으로 오인하고 방치 시에는 심각한 수준의 부종 동반은 물론, 순환장애에 따른 저림, 당김, 경련, 중압감,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자각증상뿐 아니라 육안으로도 확연히 드러나 보일 정도의 혈관돌출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방치 시에는 노폐물을 함유한 정맥혈이 고이면서 혈관염을 비롯한 혈전성정맥염 및 궤양 등의 합병증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인한 폐색전증 까지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서서히 오랜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진행성 질병으로, 자연치유를 바라고 방치하게 되면 더욱 악화 될 뿐 나아지는 것은 없습니다. 장시간 지속되는 부종 및 여러 보존요법으로도 증상의 완화가 나타나지 않는 만성부종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라면, 늦기 전에 하지정맥류를 전문으로 하는 흉부외과 혹은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방문하시어 정확한 진단 및 증상에 알맞은 처방(치료)를 받아 보시는 것이 부종완화 및 만성부종에 따른 혈관질환으로의 노출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 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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