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그래서 수십 년 전부터 유방확대를 위해 많은 시술과 수술들이 이루어져 왔다. 최근에는 실리콘 보형물이 주를 이루고 있고, 좀 더 이전에는 식염수 보형물을 사용했었다.
처음 실리콘 보형물은 완성도가 떨어졌으나 최근의 보형물은 표면 처리와 모양 등에서 인체에 해가 없도록 설계되고, 구축이나 파열의 걱정도 거의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좋은 보형물이 발명되기 전에는 파라핀을 주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었다.
유방암 검진을 하기 위해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를 하다 보면 이런 환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파라핀을 주입한 가슴은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로는 유방암 검진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파라핀 알맹이와 유방암으로 인한 멍울은 판별할 수 없다. 유방 초음파도 마찬가지 소견이다. 그나마 유방 MRI를 찍으면 좀 더 나은 판독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제한적이다.
눈물 흘리는 여성
파라핀을 주입하지 않는 보통의 환자에서는 유방 촬영술에도 쉽게 유방암 멍울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파라핀을 주입한 환자에서의 특별한 문제는 유방암이 생기더라도 초기에는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것은 임신 여성들에서 유방암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기도 하다.
환자들에게 비싼 MRI 검사를 권유해도 환자는 이를 기피 하게 되고,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가 해봤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환자들은 아예 검진도 포기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유방암은 치료성적이 우수하여 5년 생존율이 90%에 가까운 암이다. 그러나 늦게 발견해서 임파선 전이가 심해지거나 타 장기로의 전이가 내원 당시 발견된다면 치료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파라핀을 주입한 환자들에게는 치료 목적의 예방을 위한 절제술을 권유한다.
파라핀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많아서 이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기도 하는 것이다. 앞으로 파라핀 주입환자들에게 MRI가 보험이 되거나 이번에 시행된 유방 재건수술의 보험이 이러한 이물질이 삽입된 환자들에게까지 확대된다면 좋겠으나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이러한 환자에게서 치료는 양측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인데 절제와 동시에 보형물을 통한 유방 재건을 실시하여 유방암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유방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도 치료할 수 있다. 유방암과 같이 겨드랑이 임파선을 제거할 필요가 없고 최대한 건강한 지방층을 남기면서 유선조직을 없애면 최대한 미적 결과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유방확대를 목적으로 파라핀을 주입하는 경우는 사라지겠지만, 현재 이미 주입된 여성들에게는 예방적 절제술과 재건술은 반드시 필요한 치료법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홍 원장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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