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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5월이 지나고 곧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6월이다. 자연스레 시원한 음료, 아이스크림, 냉면 등 찬 음식을 많이 찾게 되는 시기이다. 더불어 찬 음식으로 인한 소화기의 부담 및 복통, 설사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늘어난다.

찬 음식을 과도하게 먹게 되면 위장을 비롯한 체내장부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에 따라 소화불량, 가스참,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여름 더위로 신체기능이 외부온도에 순응하여 적응된 상태에선 특히나 찬 음식, 찬바람 등의 자극이 항상성 유지를 위한 체내 자율신경에 큰 부담을 준다. 따라서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찬 음식에 대한 대처 기능이 떨어져 소위 냉방병이라고 하는 소화기,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얼음얼음

한의학적으로는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과도하게 땀을 흘리게 되면 땀구멍의 개념인 주리(腠理)가 열려 외부의 찬 기운인 한사(寒邪)가 들어오기 쉬우며, 과도한 땀은 양기(陽氣)의 소모로 이어지기 때문에 체내 장부가 차가워지기 쉽다. 따라서 겨울철보다 체내가 오히려 비교적 차고 허해지기 쉬우며 이에 따라 여러 가지 허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양·한방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여름철엔 찬 음식, 찬바람을 멀리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했을 시 여러 가지 소화기, 호흡기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여름철 건강상식이지만 입냄새 또한 같은 기전으로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생각하기 힘든 사실이다. 보통 입냄새의 원인은 위열, 간열, 폐열, 심열, 신열 등 체내장부에 열이 쌓여 그 열이 위로 올라오면서 발생하게 된다. 위로 치솟은 화기(火氣)로 인해 두통, 뒷목당김, 안면홍조, 어지러움, 피부트러블 등의 증상과 더불어 입마름, 텁텁함, 구내염, 역류성 식도염, 비염 등이 동반되면서 입냄새의 원인이며 이것이 소위 속에서 올라오는 입냄새가 된다.

이 경우 단순히 구강위생, 충치나 편도결석 등의 방법으론 입냄새 치료가 어려우며 체내 장부의 열을 내려주는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얼핏 생각해보면 오히려 성질이 찬 음식으로 열을 꺼뜨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분명히 구취를 치료하는 한약엔 황련, 천화분 등의 열을 내려주는 약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내 장부에 열이 쌓이는 원인은 말 그대로 열이 극심한 경우도 있지만, 장부기능이 약한 나머지 한쪽으로만 열이 쏠려 특정 장부에만 열이 쌓여있는 경우도 있다. 앞서 설명한 찬 음식, 찬바람으로 인해 위장 등의 장부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후자의 경우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찬 음식에 의해 입냄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 몸에 열이 많지 않은데 속에서 입냄새가 올라오거나 여름철 찬 음식을 과도하게 먹거나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한 환경에만 노출되면 입냄새가 심해지는 경우엔 체내장부의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섭취한 찬 음식이나 찬바람에 의한 것임을 의심해 봐야 한다. 따라서 평소 조금만 찬 음식을 먹거나 밀가루, 기름진 음식 등 소화기에 부담을 주는 경우에 소화불량, 가스참,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면 특히 여름철일수록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날씨가 덥더라도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등의 식습관이 필요하다. 이것이 입냄새 치료, 나아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임을 당부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강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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