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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효소는 생명체 내에서 화학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는 유기 화합물로, 모든 동식물의 세포와 기관에 존재하면서 촉매 작용을 통해 생명 유지를 돕는다. 조선대학교 생명화학고분자공학과 신현재 교수는 "효소는 생명의 불꽃이자 기초"라며 "효소가 없으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영양분으로 바뀌지 않고 아무런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삶의 핵심요소이자 체내 가장 중요한 매개체인 효소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28년간 효소를 연구해온 신현재 박사가 신간 <효소로 이루어진 세상>을 통해 효소에 대해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거의 모든 내용에 답을 건넸다. 효소 박사 신현재 교수로부터 건강에 유익한 효소의 정체와 기본적인 효능을 알아보았다.

신현재 교수신현재 교수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효소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는?

28년 전 대학원 시절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효소를 접했고,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서 효소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나노 크기의 단백질 물질이 다른 물질과 만나서 분해하기도 하고 새로운 물질로 변형시키기도 하는 과정이 신비롭고 흥미로웠습니다.

효소에 대한 서적을 꾸준히 출간하고 계십니다. 그만큼 효소가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겠지요.

'엔자임: 효소와 건강', '춤추는 효소'에 이어 '효소치료'를 출간하면서 계획했던 효소 3부작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애초 효소 3부작은 먹는 효소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사실 효소는 먹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효소로 이루어진 세상>에서는 문답 형식으로 조금 가볍게 효소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학자와 교수는 자신의 전공지식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연구하는 여러 주제에 대한 서적을 지속해서 출간할 계획입니다.

효소로 이루어진 세상효소로 이루어진 세상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효소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나요?

효소는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효소를 동물과 식물에서 얻는 것이지요. 전통적으로 식품을 만드는 분야에서는 동물성 효소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왔습니다.

효소가 영양이나 기능을 잃을 수 있나요?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외부 환경에 의해 쉽게 변질될 수 있습니다. 효소가 가진 촉매 성질이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것을 변성이라고 하는데 효소는 특히 고온에 노출되면 쉽게 변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효소가 풍부한 과일 및 채소를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면 효소가 기능을 잃게 됩니다.

효모와 효소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효모는 미생물의 한 종류이고 효소는 미생물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자입니다. 즉 효모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고 효소는 화학물질로, 효소가 효모 속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같은 무게에서 효모 식품보다 효소 식품에 더 많은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코엔자임Q10코엔자임Q10

코엔자임은 효소를 돕는 조효소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코엔자임Q10 영양제는 결국 체내 효소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섭취하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코엔자임은 효소 활성을 돕는 조효소 물질이며, 조효소는 체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화학반응을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일종의 조효소라고 간주해도 무방합니다.

거의 모든 식품에서 성분과 열량을 분석할 수 있는데 효소량을 표시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효소가 과일이나 채소에 풍부하다고 하는데 당지수처럼 식품별로 효소량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무에는 다이아스타제가 얼마만큼 들어 있고, 참외에는 아밀라아제가 얼만큼 들어 있는지 등을 표시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지수와 달리 효소는 종류가 너무 많아서 활성을 표시한다고 해도 소비자가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족해진 효소를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지만 일반 음식 등을 통해 얻은 효소가 체내 각 기관으로 가서 그 모든 기능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체내 섭취된 효소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하나요?

체내 부족한 효소를 외부에서 섭취해서 100% 보충할 수는 없습니다. 몸의 효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는 효소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 일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침의 효소량과 위액 분비량이 적은 이는 효소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해 소화 기능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부족한 효소를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몸에서 필요한 효소 종류는 너무도 다양하지만 우리가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는 효소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일대일로 교환하듯 보충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신체 기능 증진에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발효 식품은 유산균으로 인해 건강에 유익하다고 합니다. 발효 식품에서 유산균뿐 아니라 효소도 생기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렇다면 홍어처럼 삭힌 음식에도 효소가 많이 생기나요?

삭힌다는 것은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즉, 미생물이 작용한다는 것은 효소가 작용했다는 것과 동일한 표현입니다. 따라서 삭힌 홍어에는 효소가 풍부하고 효소의 작용으로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으로 바뀌며 이 아미노산이 다시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암모니아로 바뀌는 분해 과정이 일어납니다. 홍어의 특유한 냄새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SOD가 풍부한 수박 등SOD가 풍부한 수박 등

수박과 참외에 SOD 성분이 많다고 추천하셨습니다. 이외 SOD 함량이 높은 식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SOD(Super Oxide Dismutase)는 인체의 산화를 막는 효소입니다. 이런 항산화 효소는 멜론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고 그 외로는 동물 간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익힌 간이 아닌 생간에 풍부합니다.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효소는 굉장히 소량일 듯합니다. 식품에 포함된 효소를 섭취하고 바로 “아, 건강해졌다!”고 느낄 수는 없겠지요?

어떤 음식이든 섭취한 이후에 바로 건강해졌다고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영양성분과 달리 효소는 일차적으로 소화를 증진시키기 때문에 속이 편하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빠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점이 효소 식품과 다른 건강기능식품의 차이입니다. 물론 효소의 기능이 소화 증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꽤 많은 이가 효소를 섭취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발효액을 선택합니다.

발효액에는 효소가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그 양이 너무 적어 효소를 섭취하는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효소 섭취를 원하면 ‘효소식품’을 찾아 드시길 바랍니다. 효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발효식품 등에는 ‘식품 효소’가 다량 들어 있습니다.

각종 곡물각종 곡물

곡류 효소를 추천하셨는데 효소 함량과 효과가 가장 좋기 때문인지요? 산야초 효소는 과량 섭취하지 말라고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산야초를 이용해 집에서 담근 발효액은 설탕을 비롯한 당분 함량이 40%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고당분 성분을 자주 먹으면 몸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혈당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당뇨병 환자라면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발효액을 먹고 싶다면 10배 내외로 희석해 하루 2번 이하로 먹는 것이 낫습니다. 반면 곡류 효소는 복합당질로 이루어진 곡류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당지수가 낮고 효소 함량은 발효액보다 높아 식간에 섭취하면 건강 유지를 도울 수 있습니다.

당뇨 환자 외에 효소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사람, 위험 질환 등이 있을까요?

곡류 효소는 당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식간에 정량을 드실 경우 혈당을 심하게 올리지 않습니다. 다만 곡류 효소를 제조할 때, 식용 곰팡이 혹은 박테리아균을 접종하는데 이 미생물 종류에 따라 개인별로 경미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곰팡이 혹은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포자 혹은 단백질 등에 의한 것으로 가려움증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효소 영양제는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효소 영양제를 고를 때 효소 활성 단위가 높은 것이 품질이 좋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외 주의사항은 없을까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원하는 효소의 이름을 검색해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복용 시 정량을 지켜야 하며, 섭취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분말 효소는 식약처에서 관리하고 있으므로 제품 박스에 ‘효소식품’이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는 곡물에 식용미생물을 배양해 소화흡수율을 높이고 효소를 추가한 것으로 보통 발효제품보다 효소 활성이 높은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체 기관의 작용을 돕는 효소신체 기관의 작용을 돕는 효소

효소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외부 환경에 민감하므로 섭취 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효소는 뜨겁지 않은 미온수와 함께 섭취하고 식전이나 공복에 먹는 것이 좋으며 너무 짜거나 탄 음식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또한 간혹 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일일 권장량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때 다이어트 방법으로 효소 절식, 단식 등이 상당히 유행했지만 심한 요요 등 부작용이 많아 요즘은 잘 시도하지 않습니다. 효소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방법은 없는 것인지요?

다른 다이어트 방법도 마찬가지이지만, 효소만 복용해 지속적으로 체중 감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을 교정하고 더 나아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효소가 풍부한 식품으로 식단을 꾸리고 식사를 평소 섭취량의 80% 정도만 먹으며 산책과 운동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또한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효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 효소가 영양소의 분해와 흡수를 돕기 때문에 평소보다 적은 양을 먹어도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우리나라보다 효소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효소 영양제가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서구식 식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섭취가 많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와 이로 인한 면역 증강에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곡류 효소는 탄수화물을 소화하기 위한 아밀라아제가 풍부하지만 서양의 효소 제품은 단백질을 분해하고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프로테아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즉 고기를 튀기고 굽는 등 열을 가하는 조리가 많은 음식 섭취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효소 섭취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수님의 건강관리 비법과 효소 섭취 방법이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건강은 균형입니다. 음식과 운동 그리고 휴식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청국장, 새싹 등 효소가 풍부한 식재료를 가능한 많이 섭취하고, 체내 항산화 효소 증대를 위해 주 2~3회, 1시간 이상 운동을 합니다. 또한 신체 장기의 회복을 위해 주말에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자 합니다. 즉 외부에서 들어오는 효소와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효소를 최대한 모으고 끌어올리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음식, 운동, 휴식의 세 가지 축을 꼭 기억하고 실행하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릴 수 있습니다.

효소 박사 신현재 교수효소 박사 신현재 교수

신현재 박사

조선대학교 생명화학고분자공학과 교수

한국생물공학회 KSBB 저널 편집장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 박사 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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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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