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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언제였느냐는 듯 영상 20℃를 넘나드는 따뜻해진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결 포근해진 날씨와 함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다리의 혈관이 보기 싫다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하지정맥류라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이 질병의 원인은 정맥혈관 내 판막(valve) 기능 이상으로 심장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혈들이 역류하면서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유전성향이 강하며, 특히 임산부 및 출산을 경험해본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또한 오래 서서 일하는 직종 및 급격한 체중 변화, 호르몬제 복용 그리고 IT 종사자 등 오랜 시간 책상에서 PC와 하루를 보내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체질적 요인과 출산, 직업력 등 다양한 이유에서 발견되는 ‘생활 질병’과도 같은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혈관이 비춰 보이고, 튀어나와 보인다면 무조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야 할까요? 정답은 일단 "아니다"입니다.

종아리종아리

혈관이 비춰 보이고 튀어나와 보인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하지정맥류"라는 확진을 위해서는 정밀진단이 가능한 혈관 초음파로 진행하는 혈류검사가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선천적으로 피부가 얇고 하얀 분들 혹은 체질적으로 지방이 적은 사람 및 체형과 상관없이 혈관이 피부 가까이 위치한 경우에는 하지정맥류와 상관없이도 혈관이 비춰 보이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지난 수년간 다리에 나타난 혈관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분석해보니, 전체 내원 환자 중에 30% 정도는 하지정맥류가 아닌 체질적 요소에 의해서 단순히 혈관이 비춰 보이는 상태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즉,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3명은 체질적으로 비춰 보이는 혈관을 “하지정맥류”라는 혈관질환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원을 내원한 환자 중 확진 판정을 받는 사람은 10명에 7명 정도로 이중 판막(valve) 손상이 심해서 하지정맥류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판정받은 환자는 10명 중의 5명, 나머지 2명은 잘못된 식-생활습관에 의한 단순 내압 상승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확진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 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치료방법은 환자의 질병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며 대복재정맥류 및 소복재정맥류, 관통정맥류 등 비교적 큰 혈관들에서 판막(valve) 손상에 의한 역류가 관찰된 경우만 외과적 절개수술을 비롯한 레이저 요법 및 고주파요법 그리고 베나실요법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판막 손상이 아닌 “정맥 내 내압 상승” 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가느다란 실핏줄만이 나타나게 되는 거미양정맥류 및 망상정맥류의 경우는 수술이 아닌 “주사치료(혈관경화요법)”를 시행하게 됩니다.

노출이 많은 무더운 여름이 다가올수록 다리에 비춰 보이는 혈관이 있다면 스트레스의 주범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다리에 보기 싫은 혈관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야 하고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도 통계자료와 함께 설명해 드렸듯이 10명의 하지정맥류 의심 대상자가 병원을 방문한다면 이 중에 3명은 아무런 치료도 필요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리에 혈관이 나타나 보일 때는 셀프 진단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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