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판이나 광고에서 ‘코 성형 전문’ ‘가슴 성형 전문’과 같이 병원의 특장점을 강조하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그 부위의 특징이나 문제점에 대해 잘 안다는 걸 강조하고, 고객의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다. 코 성형을 원하는 사람이 가슴 성형 전문 병원을 찾지 않는 것도 이에 대한 믿음이 반영됐기 때문일 것이다.
지방흡입도 마찬가지다. 언뜻 지방흡입은 디자인, 절개, 흡입, 봉합 등 비슷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 의사가 여러 부위를 해도 결과는 비슷할 거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흡입도 신체 부위의 위치, 모양 등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다른 성형처럼 지방흡입 주요 부위인 허벅지, 복부, 종아리, 팔 등 고유의 신체적인 특성에 따라 수술 방법이 각기 다르다.
상담하고 있는 의사와 환자
일례로 복부 지방흡입은 볼록 나온 배를 일자로 만들고, 옆구리 군살과 러브핸들까지 없애 잘록한 허리를 만들어야 완성된다. 반면 허벅지 지방흡입은 허벅지 앞, 뒤, 안쪽, 옆은 물론 힙 라인과 무릎 부위까지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하면서 지방을 빼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의사의 기술과 노하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지방흡입 부위에 따라, 개인차에 따라,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통증 강도가 다르다는 점도 부위별 전담의의 필요성을 방증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부위의 특성을 잘 아는 숙련된 의사일수록 지방조직 외 다른 부위에 자극을 덜 주면서 지방흡입을 할 수 있다.
타 부위보다 면적이 넓은 복부의 경우 보통 두세 군데의 절개창을 이용해서 균일하게 지방을 흡입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 절개창으로 한 번에 많은 지방을 흡입하기보다는 절개창을 달리하여 여러 번에 걸쳐 최대한의 지방을 빼는 것이 포인트이다.
허벅지와 팔은 하부위 근육의 형태를 고려해서 인위적인 경계가 안 생기게 매끄러운 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허벅지 안쪽 가운데 부위나 팔 최상부와 같이 요철이 잘 생기는 부위는 세심하게 다듬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흡입을 시행하는 많은 병원에서 해당 부위의 신체적 특성을 잘 알고, 해당 부위의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수술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윤찬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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