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평사마귀(verruca plana, flat warts)는 피부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입니다. 피부 표면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형태이지만 그 윗부분이 동그랗지 않고 편평하게 생겼기 때문에 편평사마귀라고 부릅니다. 2~4mm 정도의 크기가 일반적이며, 이마, 턱, 코, 목, 가슴, 배, 등, 손, 발 등 전신 어디에서나 발생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편평사마귀를 치료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편평사마귀 또한 사마귀 질환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일반적으로 제거치료를 받게 됩니다. 사마귀조직을 직접 제거해내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액화 질소를 사용하여 조직을 괴사시키는 냉동치료법, 레이저로 조직을 직접 태워버리는 레이저치료법, 티눈액처럼 화학적으로 조직을 녹이는 외용제 치료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편평사마귀를 경험해보신 분들이라면 이러한 제거치료의 한계를 금방 느껴보셨을 겁니다. 편평사마귀는 굉장히 잘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레이저치료를 받고 나서 분명히 없어진 것 같았는데 얼마 뒤에 다시 또 우둘투둘하게 만져지는 느낌, 재발을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겪어보신 일일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제거치료 이후에 없던 부위에까지 편평사마귀가 더 나타나는 일입니다. 재발하다 못해 악화하여 주변으로 번지기까지 한 것이죠.

이렇게 잘 없어지지 않고 자꾸만 재발하는 것이 편평사마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완전히 낫지 않고 재발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편평사마귀의 발생원인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에 사마귀와 같은 이상증식조직을 만들어냅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유전자형에 따라 그 종류가 200여 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류가 많은 만큼 일으키는 질환도 다양합니다. 족저사마귀, 손톱사마귀, 편평사마귀, 심상성사마귀, 성기곤지름, 항문곤지름, 자궁경부이형성증, 자궁경부암, 후두유두종 등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연관된 질환들입니다. 많은 유전자형 중에 편평사마귀와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HPV 3, HPV 10, HPV 27, HPV 38, HPV 41등입니다.

물론 이 밖에도 다른 많은 종류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들이 편평사마귀와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편평사마귀를 치료할 때에는 단순히 사마귀조직만을 없앨 것이 아니라, 병의 원인이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인지 파악하고 그 바이러스까지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떠한 질환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생원인을 없애는 일입니다. 편평사마귀를 치료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편평사마귀의 발생원인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이라면, 인유두종바이러스(HPV)까지 없어져야 완전히 나은 것입니다. 단순히 사마귀조직만을 제거하는 치료로는 완전히 나았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병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라고 해서 등한시하고, 눈에 보이는 부분만 치료한다면 반복되는 재발과 악화를 막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유병국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