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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지방흡입 시술을 상담하러 내원한 100명에게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물었더니 생각하지 못한 재미난 답이 있었다. ‘마트 장보기’라는 답변이다. 평소 먹던 식단을 바꿔 다이어트에 좋다는 바나나, 고구마, 사과, 단호박 등을 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사과사과

흔히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리스트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 중에서도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GI(Glycemic Index)지수다. GI지수란 음식으로 섭취한 탄수화물이 소화되면서 얼마나 빠르게, 높게 혈당을 올리느냐를 수치화한 것으로, ‘당지수’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혈당과 다이어트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혈당이 올라가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인슐린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만들어 체내에 축적시킨다. 또한 인슐린 분비로 인해 갑자기 혈당이 떨어지는 반응성 저혈당에 걸리기 쉬워 공복감을 잘 느끼게 된다.

즉, GI지수가 높을수록 체지방으로 바뀌는 시간이 짧다. 배는 빨리 고프고 지방은 더 많이 축적된다. 라서 다이어트를 하거나 당수치가 높다면 GI수치가 55 이하인 저당지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위에 소개했던 바나나, 고구마, 사과, 단호박 뿐 아니라 우유, 미역, 버섯, 땅콩, 현미밥 등이 대표적인 저당지수 음식이다. 지방으로 변환되는 양은 적고 포만감을 오래가기 때문에 지방흡입 후 식단을 추천할 때 자주 권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또한 같은 칼로리인 음식 중에서도 GI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이 천천히 분비돼 혈당 수치가 조절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식빵과 호밀빵을 비교해보자. 칼로리를 살펴보면 식빵(100g)은 277kcal, 호밀빵(100g)은 264.9kcal로 비슷하다. 하지만 식빵은 GI지수 91로 고당지수인데 반해 호밀빵은 GI지수 50로 저당지수 음식이다. 즉, 호밀빵이 다이어트에 더 도움되는 탄수화물인 것이다.

GI지수를 보면 우리가 다이어트나 건강에 좋다고 잘못 알고 먹는 음식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식으로 밥 대신 쪄 먹는 옥수수(75)와 감자(90)도 알고 보면 고당지수 음식이다. 퍽퍽하고 기름기가 없어 다이어트에 좋을 것 같은 바게트도 GI지수가 93이나 된다.

같은 과일이라도 사과는 GI지수 36으로 저당지수 음식이지만 파인애플은 GI지수 66으로 다른 과일들에 비해 GI지수가 높은 편이다. 이렇게 식단을 짜기 전에 음식의 GI지수를 확인한다면 더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저당지수 음식이라고 마음 놓고 섭취하면 안 된다. GI지수는 낮아도 칼로리는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밀크초콜릿의 GI지수는 46, 밀가루에 기름을 넣은 패스트리의 GI지수는 56으로 GI지수가 낮은 편에 속하지만 무게 당 칼로리는 상당히 높다.

이런 고열량 음식을 저당지수라고 많이 먹으면 섭취 열량이 늘어나 결국 살이 찐다. 즉, GI지수가 낮더라도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에는 어떤 수치가 낮다고 많이 먹어도 된다는 예외는 존재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정은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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