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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현대의학은 날로 발전하여 암 정복도 꿈이 아닌 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치병은 존재하며 비뇨기과 남성과학 영역에서 그 최고봉은 지루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년 전 한 부부가 손을 잡고 진료실에 들어섰다. 그들의 문제는 바로 지루였다. 당시 딱히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아 별다른 도움을 줄 수 없었고 허탈하게 돌아서는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적잖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지루가 병인가? 오래 하면 좋은 것 아닌가? 남들은 오래 하려고 (조루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치료 나 수술을 한다고들 하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 이것이다. 하지만 성생활의 피곤함을 넘어 아이를 계획 중인 부부로서 지연성 사정 문제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또한, 사정의 부재(오르가즘의 부재)는 욕구불만, 우울증, 무기력, 등 여러 부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병인데 그것이 쉽지 않다.

고민하는 커플고민하는 커플

지루증에 대한 관련 문헌이나 연구자료가 매우 적은 것도 치료가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4,000페이지에 달하는 비뇨기과 의사들의 교과서(웬만한 백과사전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이다)에 전혀 언급이 없고 몇몇 논문에 실린 것이 전부인데 그 내용인즉슨 딱히 치료법이 없다고 하니 이만하면 불치병의 최고봉이라 할만하다.

아직 의학적으로 사정의 메커니즘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원인을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신경 손상,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갑상샘 저하증, 성호르몬감소증, 알코올중독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모든 질병 퇴치의 첫걸음이지만 지루의 경우 환자 대부분은 건강하고 젊은 남성 환자들이며 상기한 질환들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직접 도움을 주는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해볼 수 있는 것은 행동 요법으로서
① 일정 기간 금욕 후 관계하기
② 성관계 전 음주 금지
③ 소변을 참은 상태에서 관계하기(남성만 해당)
⑤ 삽입부위 변경(구강 혹은 항문)
⑥ 남성에게 충분한 전희해주기(흔히들 남성이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애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성도 필요하다)
⑦ 성감 증대를 위한 여성 골반 근육 운동(케겔 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성도 같이 즐겨야 (적어도 즐기는 척이라도 해야) 효과가 증대된다는 것이다.

행동 요법으로 부족할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이제까지 효과가 탁월하다고 평가되는 약품은 없다. 몇몇 문헌에서 약간의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이들 약제 성분으로는 실데나필(Sildenafil), 아만타딘(Amantadine), 부스피론(Buspirone), 시프로헵타딘(Cyproheptadine) 등이 있지만, 일차 치료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성감증대를 위해 남성기 확대술, 여성기 축소술 등의 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상담 후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하며, 또한, 정신과적인 상담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안창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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