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원을 찾아주시는 남성분들 중에는 "그냥 지나가다 간판 보고 들어와 봤다"고 하시는 분이 종종 계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셔도 보통은 오래전부터 성 기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분이거나, 아내와 몇 달 동안 충분한 대화를 거쳐 남성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시간이 없어 미뤄뒀던 분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지나는 길에 간판이 보여 자세한 상담을 받아보고자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이지만 어떤 진료를 원하시느냐고 여쭈어 봤을 때 "그거 있잖아요. 확대. 아니면 뭐, 딴 거 추천해줄 만한 남성수술 있나요?"라고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어찌 보면 그만큼 많은 분이 남성수술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렇듯 사회 인식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은 오랜 기간 남성의학 발전을 위해 연구를 거듭해온 본원 입장에서 물론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남성수술은 일반적으로 비뇨기과에서 시행하는 외과적 치료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보통 비뇨기과의 외과적 치료라고 하면 정관수술, 여성 요실금 수술, 콩팥 또는 요도 결석제거술, 전립선절제술, 콩팥이식 및 적출술, 비뇨기 종양(신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요관암, 고환암, 음경암, 요도암 등) 제거술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한편 남성수술은 확대술(음경확대, 음경길이연장, 귀두확대), 조루치료술, 발기부전보형물삽입술 등이 대표적입니다. 무엇이 다른지 느낌이 오시나요?

비뇨기과는 방광, 요도, 콩팥 등 비뇨기 계통 질환과 남성의 전립선, 고환 등에 발생하는 생식기 질환을 치료하는 전문진료과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뇨기과를 '남자'의 성적 문제를 해결하는 진료과목으로 많이 인식하고 계시는데, 외국에서는 보통 성별 관계없이 남녀노소의 비뇨기 계통 질환을 모두 함께 다룹니다.

남성수술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확대수술과 조루수술, 발기부전수술이 대표적인데, 이 같은 진료는 당장 받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상으로 크게 이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활력 넘치는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술이지요.

콤플렉스를 해소하고 자신감을 되찾고자 선택하기도 하는 성형수술과 그 본질이 비슷합니다. 특히 확대술은 아예 '음경성형'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명백히 성형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미용성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많아졌지만, '성형중독'과 같은 것은 분명 지양돼야 하는 현상입니다. 이제 제가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있는지 아시겠지요?

남성수술은 미용성형과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엄연히 중독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게 느껴지듯이 남성수술 역시 한번 받게 되면 그다음에는 또 다른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필요해서 포경치료를 받았는데, 집도의가 너무나 흡족하게 잘 마무리해줘서 수년 후 같은 의사에게 무도정관술을 받고자 찾아왔다."와 같은 상황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이유로 클리닉을 두 번 찾아주시는 분이 계신다는 것은 병원 입장에서 너무나 보람되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확대술을 받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좀 더 욕심이 생깁니다. 더 크게 해주세요. 좀 위험해도 괜찮아요."라고 하시는 것은 분명히 말해 남성수술 중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원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돈다발 들고 찾아오시는 분이 계셔도 "조금 더 생각해봅시다."라고 말씀드리며 돌려보냅니다.

그래도 해달라고 버티는 분께는 진심을 담아 조금쯤 잔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저희의 반응에 버럭 화를 내시며 "다른 곳에 가겠다!"고 하는 분도 계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원은 꿋꿋하게 저희가 옳다고 생각하는 진료를 하려고 합니다. 누가 뭐라든 의료인의 자존심을 지키며 올바른 진료, 정직한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수술은 절대로 충동적으로 행할 일이 아닙니다.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해보시고 또 필요하다면 가족들과도 의논해보시고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적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시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꼭 필요하다, 라는 절실한 마음이 들 때 찾아와주시기 바랍니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부천점 이성진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