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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포경수술을 문의하는 분 중에는 일명 '녹는 실'이라고 하는 흡수성 봉합사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실밥 제거의 번거로움이 없고, 실밥 제거 시 발생하는 약간의 통증 역시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특히 학부모님들이 10대 남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많이 문의한다.

많은 질문 중 하나는 "녹는 실과 녹지 않는 실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요?"이다. 이 부분에 대해 답을 하자면, 둘 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무조건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포경수술 시에는 흡수성 봉합사를 반드시 써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비흡수성 봉합사, 즉 녹지 않는 실을 권유하는 의사들이 많다.

물음표 카드를 들고 있는 남성물음표 카드를 들고 있는 남성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봉합 후 상처 부위를 그대로 방치하는 흡수성 봉합사의 특성상 흉터가 지저분하게 남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물론 포경수술 후 흉터나 깔끔한 정도는 집도의의 봉합 기술력이 크게 좌우한다. 하지만 같은 의사가 환자 한 명은 흡수성 봉합사로, 또 다른 환자는 비흡수성 봉합사로 수술을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과가 깔끔한 것은 후자다. 흡수성 봉합사는 원사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이 굵은 편이다. 실이 굵으면 아무래도 미세한 봉합이 어렵고 자연히 봉합 부위가 지저분해질 수 있다.

또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마땅히 녹아 없어져야 할 흡수성 봉합사가 녹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다. 이 상태에서 추후 봉합 부위에 피부가 재생되면 분비물이 나오고 냄새가 나거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스킨브릿지(skin bridge), 우리 말로는 터널링이라고 한다. 포경수술 후 스킨브릿지가 형성된 것 자체는 의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외양상 문제로 이성 앞에서나 목욕탕 같은 곳에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다수의 의사가 포경수술 시 비흡수성 봉합사를 권유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염증 때문이다. 흡수성 봉합사는 비흡수성 봉합사 대비 조직 반응에 의해 염증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환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편해지고자 선택한 녹는 실인데, 염증 치료를 해야 할 상황이 되면 환자는 오히려 심리적, 신체적으로 불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크게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비용 문제도 있다. 일반적으로 흡수성 봉합사는 비흡수성 봉합사에 비해 고가인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수술 비용 면에서 환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이유 때문에 현재 포경수술을 시행하는 대부분 병원에서는 비흡수성 봉합사를 주로 사용한다. 비흡수성 봉합사는 포경수술 2주 후 실밥 제거를 위해 통원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러한 단점 외에는 여러 면에서 흡수성 봉합사에 비해 장점이 많다. 단순히 환자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비흡수성 봉합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모쪼록 헤아려주기 바란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부천점 이성진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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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트루맨남성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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