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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Q. 초등학교 4학년 저희 반 아이는 친구들이 속닥거리거나 화가 나면 아이들을 많이 때립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돌발 행동을 하는데 훈계를 해도 행동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나 타인의 대우에는 매우 민감한 편입니다.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인데, 어릴 때 조부모에게 맡겨졌다가 현재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무서운 편이고, 어머니는 지쳐계셔서 그런지 아이의 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상담이 어렵습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혹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필요할까요?

◆ 아이의 문제행동의 원인은?

청소년청소년

말씀하신 아이는 보상결핍 증후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보상결핍 증후군이란 두뇌에 도파민 보상이 부족해서 생기는 특징적 행동 양상을 말하는데요. 아래의 4가지 행동들이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충동적 행동 - ADHD 등 2. 중독 행동 - 알코올 의존, 흡연, 비만 등 3. 강박적 행동 - 성추행, 문제도박 등 4. 인격장애 행동 - 비행, 폭력, 반사회적 행동 등 보상결핍증후군의 첫 번째와 네 번째 행동들이 주로 나타나는 친구가 아닌가 싶네요.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교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교정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도파민계를 안정시켜주는 약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학교 내 교사의 지도 방향 3가지

첫 번째, 먼저 아이의 인격을 나무라서는 안 되겠고요. 아이의 행동을 야단치셔야 합니다. “너는 친구를 아끼고 좋아하는 착한 아이인데 이런 행동은 너답지 않구나” “네가 아직 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모양인데 너는 지금 네가 보이는 행동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라 선생님은 생각한다” 와 같은 아이의 같은 편에서 인격은 칭찬해주시고 행동을 지적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생님은 네가 아주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는 표현을 해주세요. 아이는 가르쳐주는 대로 자라는 게 아니라 바라봐주는 대로 자라게 됩니다.

두 번째, 국가에도 법이 있듯이 가장 문제가 되는 행동부터 하나씩 노트에 적어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시고 행동이 반복될 때 받게 되는 벌칙을 정하세요. 좋은 행동은 상으로, 나쁜 행동은 별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체벌도 행동하기 전에 알고 있었던 체벌은 상처가 되지 않고 안전합니다. 그냥 벌도 좋습니다. 단 벌보다는 상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게 좋겠네요.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만을 위한 법은 좋지 못합니다. 문제가 되는 행동에 따른 벌칙은 반 전체의 아이들에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 상을 늘려주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칭찬할 것이 없다면 미래를 예상해서 칭찬해주세요. “나는 네가 남을 잘 이해해주고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 “나는 네가 잠재력이 뛰어나고 큰일을 할 사람이라고 믿는다”. 양보 못 하고 자기중심적인 아이는 보상부족 때문에 그렇다 생각하시고 칭찬과 보상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선생님한테 혼나는 말썽꾸러기지만 조금 있으면 정말 든든하고 훌륭한 사나이가 될 거라 믿는다.” 표현해주세요. 그러면 선생님도 공격하지 못하게 됩니다. 한번 두번 표현에 아이가 변화되진 않습니다. 일관되게 믿어주고 반복적으로 표현을 하다 보면 서서히 변화가 오게 됩니다. 그때까지 기다려 주셔야 합니다.

초등학생초등학생

◆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필요 여부는?

병과 병이 아닌 것의 개념이 모호한 것이 최근 소아 청소년 문제들입니다. 조금이라도 어려움이 있다면 나쁜 버릇이 습관이 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좋겠죠. 정신과 진료를 받아 발생하는 문제보다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 생기는 문제가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좀 더 단시간에 고생하지 않고 안정되고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겠죠. 원칙에 따라 환경교정을 해보시고 안된다고 느껴지실 때는 언제든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해보실 수 있습니다.

◆ 진료실에서 비슷한 상담 사례

심리적인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 양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죠. 모두 이상한 아이들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과거 교육환경이 어땠었는지를 너무 중요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어릴 적 적당한 자극이 나중에 더 큰 사람이 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를 이야기하지 마시고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 하시면 아이들은 달라지고 변화됩니다.

◆ 아이에 대한 치료 방향

의학적으로는 일단 집중력, 정량뇌파 검사를 통해서 아이가 적절한 뇌 발달을 이루고 있는지 또는 ADHD와 같은 어려움이 공존하지는 않는지 조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발달지연과 같은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로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가정 내의 지도 방향

가정 내에서 지도 방향도 똑같습니다. 아이가 칭찬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인정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를 살펴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면 충분한 보상이 되는 환경으로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주는 것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하도록 해주시고 강제로 무엇을 시키는 일은 줄이거나 충분한 보상을 주셔야 하죠. 아이를 인정해주시고 미래에 좋은 사람이 될 거라는 가능성을 항상 말씀해 주세요. 나쁜 사람이 아니겠느냐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확신하시고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용돈 훈련은 매우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용돈은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일으켜서 보상을 받는 효과가 있거든요. 그냥 돈을 주셔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좋은 행동에 보상을 해주시면 보상부족에서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 부모님이 이득을 보게 되는 좋은 심부름, 청소 같은 것을 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런 행동에 보상하면 나중에 돈으로 협상을 하려는 아이가 됩니다. 그것 보다는 자기가 좋은 행동을 하게 만들고 그걸 돈으로 칭찬해주세요. 예를 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개인위생을 잘 챙기는 것 등등이 있습니다.

도움말/ 이지브레인 이재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뇌공학박사

Profile 이재원 원장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를 수료하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지브레인 원장으로 ADHD, 불면증, 게임 중독, 난독증, 분노조절장애, 학습능력 증진 등의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환자들의 웃음과 여유를 찾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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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윤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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