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Q. 저희 아버지가 알코올 의존증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5~6일 정도 술을 먹은 지 거의 20년이 넘었습니다. 폭력적인 성향은 있으나 술로 인해 손을 떨거나 해장술을 하시진 않습니다. 다만 잇몸이 약해져 이빨이 전부 흔들리고 전보다 잘 취하고 필름이 잘 끊기시곤 합니다.

신기한 것은 건강 검진 결과상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고 나오다보니, 본인은 알코올 의존이나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현재 병원 상담을 거부하고 계시는 데 가족이 도울 방법을 알려주세요.

A. 건강검진을 어느 정도 세밀하게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만약 건강보험이나 직장에서 실시하는 정기 검사라면 좀 더 상세하게 검사를 보아야 합니다.

즉, 복부 초음파(간 위주), A형, C형 간염에 대한 혈액검사, 콜레스테롤에 대한 추가 검사 및 중성지방 검사 및 면역력에 대한 검사, 잇몸의 상태 및 입 냄새 등 종합적인 검사를 해보세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버지가 만성 알코올 의존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사실,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는 진단은 사실상 없습니다. 알코올 중독에는 아래 2 가지가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알코올 중독

1) 알코올 남용 (Alcohol Abuse)
아버님의 그동안의 행태는 [남용]에 가깝습니다. 며칠 동안 술을 거르는 날들이 있으셨고,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면 다행입니다. 해장술은 안 드시고 심한 주사나 시비, 법적인 문제, 가족들의 갈등 등이 일어나는 것을 남용이라 하고, 아직 의존보다는 훨씬 안전한 상황입니다.

2) 알코올 의존 (Alcohol Dependence)
아버님의 증상 중에는 알코올 의존을 의심할 만한 단서도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만성 알코올 섭취에 의한 말초신경의 쇠약증은 신경과 혈액이 말초에 전달되지 않아 (아마 잇몸의 문제도 그중의 하나)생깁니다. 점점 줄어드는 주량에도 불구하고 잘 취하고 필림이 잘 끊기는 것은 중추신경(뇌의 신경)이 퇴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이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 바로, 알코올 환각증(alcohol hallucinosis)이라고 말하는 증상입니다. 이러한 환청은 소위 [정신분열증]에서 말하는 환청보다 더 심하고 조절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이 증상은 향후 머지 않아, [알코올성 치매]가 오게 되리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팔이 한쪽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자기 정신을 잃은 치매 상태로 여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비참한 것이 없습니다. 알코올성 치매는 일반 치매 보다는 약 20년 정도 일찍 발생하여, 점진적으로 심화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치매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하나, 아버님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때 가족들은 아버님께 효도한다고 생각하고, 아버님의 건강 선물로 "풍도 예방하고, 풍의 위험성도 확인하자"고 설득해 뇌사진을 찍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 뇌 단층 촬영(CT) 만 찍어 보아도, 뇌의 크기가 줄어든 것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면 보험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좀 더 투자를 하면, 뇌자기공명촬영술을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이상 소견이 나오면, 보험 적용이 됩니다. 뇌자기공명촬영 시 혈관까지 같이 보는 검사를 하면, 좀 더 비용이 절약됩니다. 즉, MRI 라는 것과 MRA 라는 것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뇌실질(뇌의 세포) 퇴행, 소실 양상이 나타나면, 곧 알코올성 치매가 올 증거입니다. 이 결과를 가지고 아버님을 설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정신질환으로 말씀하지 마시고, 빨리 치매가 찾아와서 온 가족을 괴롭히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맞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최성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최성환 인천우리병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