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적당량의 술을 즐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술이 없으면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알코올 의존’에 이르렀는데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은 술을 즐기는 애주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알코올 의존은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평소 음주량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이 마시는 경우,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기고 이를 없애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알코올에 대한 내성과 금단 증상이 진단의 기준이 된다.
술잔을 건배하는 남녀◆ 알코올 의존을 일으키는 원인은?
알코올 의존은 항불안제, 카페인, 니코틴, 환각제, 흡입성 물질 등에 대한 의존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 요인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다. 특정 원인으로 음주를 시작하여 점차 횟수가 늘어난다.
- 생물학적 요인: 알코올은 유전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으며, 알코올 자체가 몸 안에서 일으키는 약리 작용으로 내성과 금단 증상이 생긴다.
- 정신적 및 사회적 요인: 구강기(입을 통한 자극에서 성적 쾌감을 얻는 시기) 상태의 인격을 가진 경우, 즉각적인 쾌락을 찾기 위하여 약물 사용에 대담한 행동을 보인다. 사회적으로 반항, 모방, 동료의 압박, 도피, 쾌락 등이 동기가 되기도 한다.
- 행동적 요인: 알코올과 같은 물질을 접하면서 얻는 효과(쾌감, 금단 증상 완화 등) 때문에, 그 행동이 계속 강화되는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 알코올 의존 자가진단, 해당사항 몇 개?
알코올 의존에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지난 1년 동안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알코올 의존으로 진단한다.
- 술에 내성이 생겨서 전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만 만족하는 경우
- 술을 끊었을 때 불안, 우울, 수면 장애, 자율 신경 항진 증상(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짐), 손발 떨림, 구역질, 구토, 초조감, 일시적인 환청, 환시나 착각, 전신 발작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거나, 이런 금단 증상을 없애기 위하여 술을 마시는 경우
- 마시고자 했던 술의 양을 넘어 훨씬 많은 양의 술을 긴 시간 동안 마시는 경우
- 술의 양을 줄이거나 끊으려고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
- 술을 구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경우
- 술을 마심으로써 사회 활동이나 직업 활동, 여가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
- 술을 마시면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악화되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계속하여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
◆ ‘알코올 의존 = 건강문제’ 인식이 치료의 시작
치료에 앞서 간경화증과 위장관 출혈이 없는지 확인하고, 응급 처지를 시행한 뒤 알코올 의존 재활을 시작한다.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으므로, 먼저 자신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및 정신적인 문제에 대하여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인 불면증, 성 기능 장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 상실 등에 초점을 맞추고, 술을 끊음으로써 여러 증상을 해결할 수 있음을 인식시킨다.
다음으로 오랜 음주로 생길 수 있는 건강 질환을 점검하고, 충분한 영양 공급과 티아민(thiamine)을 포함한 비타민을 투여한다. 금단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정도에 따라서 클로르디아제폭시드(chlordiazepoxide), 로라제팜(lorazepam)과 같은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재활 치료를 통하여 환자가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게 돕는다. 계속하여 술을 끊을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생활 습관을 들이게 하여 재발을 예방한다. 인지 행동 치료, 사회 기술 훈련, 행동 치료, 동기 강화 치료, 집단 치료, 가족 치료, 자조 집단 치료 등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