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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늘 뭘 해야 했는데 어쩌지… 미루면 안 되는데… 혹시 자면서도 생각하시나요?

불면증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성격적으로 꼼꼼하고 예민하면서도 완벽주의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해야 하고, 오늘 해야 할 고민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해결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생긴 고민거리나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몇 번을 다시 생각하고 곱씹으면서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방안을 끄집어내야만 안심하고 주무실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해결책이 나오고 하루 만에 해결되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이든 간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짧은 시간에 해결될 문제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면수면

만약 문제 해결에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 결국 문제 해결의 방법은 100m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나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모양새와 더 가깝지 않을까요? 그렇게 장거리 달리기나 마라톤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100m 달리기를 하듯 단숨에 전력질주를 해 버린다면 결국 제풀에 지쳐서 완주하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 겁니다.

세상살이는 장거리 달리기! 페이스조절 필요
지금 당장 고민거리가 있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그런 문제들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달리기의 방식으로 천천히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결국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대부분의 불면증 환자분들은 이런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력 질주하듯 오늘 문제를 오늘 안에 해결하려고 용을 쓰다가 제풀에 지쳐서 덜컥 ‘불면증’이라는 병에 걸려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평소에 잘 주무시는 분이었다 하더라도 문제 거리가 생겼을 때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시면 그게 화근이 되어서 며칠, 몇 달을 잠 못 이루는 밤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오늘 할 일은 편안하게 내일로 미뤄버려야
살아가다 보면 내가 힘쓰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오늘 할 일, 오늘 할 고민들이 있다면 그걸 오늘 안에 끝장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오늘 할 일을 오늘 다 해버리고 나면 내일 할 일, 내일 걱정할 일이 없잖아요. 장거리 달리기나 마라톤 하듯이 페이스 조절한다 생각하시고 오늘 할 일은 이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내일로 미뤄버립시다.

장거리 달리기에도 천천히 달려야 할 때가 있고 기록 단축이나 성적을 내기 위해서 전력질주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페이스 조절을 일상생활에서도 한 번 적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할 일이 있다면 내일로 미루십시오. 그렇게 미룬다고 해서 세상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내 일상에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진 않습니다.
해는 똑같이 떠오르고 오늘과 똑같은 하루가 내일도 시작됩니다. 현재 잠을 못 자서 걱정이 많은 불면증을 앓고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로 이 개념을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꼭 잠을 자야 한다”, “오늘 자야 할 잠이다” 생각하고 그걸 어떻게든 오늘 안에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 긴장되어서 잠을 이루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오늘은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고민도 많았고 몸도 많이 피곤하니까 꼭 이만큼은 자야겠다" 혹은 "내일은 중요한 약속이 아침 일찍 있으니까 푹 자 둬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잠은 더 멀리 도망갑니다. 평소 잠을 잘 자는 분들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찍 잠자리에 누우면 평소보다 오히려 잠을 더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불면증을 앓고 있는 분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오늘 잘 잠을 내일로 미뤄 봅시다. 오늘 좀 못 자면 내일 자지 뭐~ 라는 마음가짐, 오늘 밤에 못 잔 잠은 내일 점심때 살짝 토막잠을 자면 돼~ 라는 마음가짐은 어떨까요?

내일도 못 자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내일 가서 하자고요. 밤에 못 자면 다음 날 점심때도 잠이 안 오던데요? 라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설사 그런 경험이 있어서 미리 걱정된다 하더라도 미리 불안해하고 걱정하지 맙시다. 내일은 또 그 다음 날이 있으니까요. 오늘 걱정은 내일로 미루고 내일 걱정은 또 내일로 미루면 됩니다.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있는 것처럼 지금 당장 해결 못 할 잠도 있는 겁니다. 그런 잠은 내일로 또 내일로 미루면 됩니다. 스스로 꼭 자야 한다는 압박감과 긴장으로 자기 자신을 계속 압박하는 실수로 잠을 더 도망가게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룹시다. 오늘 할 고민도 내일로 미루고 오늘 자야 할 잠도 내일로 미뤄봅시다. 그런 여유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편안한 이완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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