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은 무더운 여름의 불청객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땀을 반기는 경향이 있다. 땀이 많이 날수록 살이나 체중이 많이 빠질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과연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살을 빼고 싶다면 땀을 빼라?

한때 열풍이었던 랩다이어트를 기억하는가? 랩으로 온 몸을 칭칭 감고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빼거나, 운동을 할 때에도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랩을 몸에 감는 것이 유행이었다. 왠지 땀을 많이 흘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땀을 흘린 만큼 지방이 빠져 나갈 것 만 같은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땀’이라고 다 같은 ‘땀’은 아니다. 쉽게 말해 운동 후에 흘린 땀과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흘린 땀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운동을 하면 몸에 저장되어 있던 탄수화물과 지방이 연소되는데 그 과정에서 열이 나고 체온이 올라간다. 이때 몸은 올라간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내보내고 이러한 과정에서 몸 속에 있는 노폐물과 독성물질이 땀과 함께 배출된다.

그러나 여름에 더워서 나는 땀,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흘리는 땀처럼 단순히 외부기온이 올라가서 땀을 흘리는 경우엔 마그네슘, 칼륨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전해질만 배출 될 뿐 탄수화물과 지방이 연소되는 운동효과가 없기에 다이어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살을 빼고 싶다면 땀을 빼라, 단 운동 후에 흘린 ‘땀’만이 효력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다이어트엔 겨울운동보다는 땀나는 ‘여름운동’이 더 효과적?

땀이 잘 나지 않는 겨울 운동보다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운동이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들을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여름과 달리 겨울에 운동을 할 때 땀이 잘 나지 않는 것은 운동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다. 원래 땀은 사람의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존재 한다.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 몸은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를 통해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땀이 나게 하고 흘린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을 냉각시켜 체온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즉 겨울엔 기온이 낮은 외부 환경 덕에 땀을 굳이 흘리지 않아도 열을 쉽게 배출 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하여도 땀이 잘 나지 않는 것일 뿐, 땀과는 별개로 운동을 한 만큼 살이 빠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땀’이 많이 나는 음식이 다이어트에 좋다?

앞서 말했듯이 땀이 많이 나면 살도 많이 빠질 거라는 생각 때문에 흔히 하기 쉬운 오해 중의 하나가 바로 땀이 많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다이어트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름철 매운 음식이나 보양음식을 먹으면 이마에서부터 온몸에 땀이 뻘뻘 나기 시작한다. 그럼 왠지 흘리는 ‘땀’만큼이나 살도 빠질 것만 같은 착각이 드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땀이 나는 음식과 다이어트는 전혀 상관이 없다.

물론 매운 음식 가운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매운 음식 안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우리 몸에 들어가 지방을 연소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 매운 음식을 먹은 후 땀을 흘렸기 때문이 아니다.

매운 음식만큼이나 땀이 많이 나는 음식인 ‘여름철 보양식’은 흘리는 땀의 양만큼은 최고이나 다이어트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육류 위주의 고열량 식품인 보양식을 무분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지방 및 뱃살 축적만 가속화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음식의 성분과 칼로리를 확인하고 먹도록 하자.

소중한 ‘땀’, 건강하게 흘리자.

땀을 많이 흘린다고 살도 그만큼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땀’은 우리 몸에 굉장히 소중한 존재다. 앞서 말했듯이 체온 조절의 역할은 물론 땀을 통해 노폐물을 내보내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신나게 운동을 한 후 흘리는 땀은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

땀을 보다 건강하게 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운동’이며 반신욕이나 찜질방을 즐길 때에는 무조건 땀을 많이 흘리기보다는 5~10분 정도 땀을 내고 밖에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땀을 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땀이 났을 때는 수건으로 천천히 땀을 닦고 땀구멍이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샤워하는 것이 좋으며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면 쇼크나 탈수 현상, 혈액순환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365mc 김하진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