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잠꾸러기’ 이 말 한마디로도 수면이 피부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공부에 지친 수험생들과 야근과 회식에 지친 직장인들이라면 더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할 말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 밤을 새거나 회식을 새벽까지 한 경우, 다음날이면 얼굴이 번들거리고 여드름이 많이 증가하는 것을 한 번쯤은 느껴 보았을 것이다. 수면 부족은 몸을 피곤하게 하면서 동시에 피부 상태를 나쁘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수면인간은 야행성이 아닌 주행성 동물이다. 그러므로 야간에 적절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호르몬의 안정화와 신체 재생력에 영향을 준다. 자는 동안 우리의 피부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빠르게 세포분열을 일으켜 손상된 피부를 재생시키기도 하며, 피지선을 안정화시켜 여드름의 발생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 시간에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피부가 안정화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한의학의 경락생리를 살펴보면 영기(營氣)와 위기(衛氣)라는 것이 있다. 영기는 체내의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해 주며, 위기는 외부의 나쁜 기운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영기와 위기는 낮과 밤의 시간에 따라 흐름이 변하기 때문에 해가 진 이후의 알맞은 수면은 기혈의 경락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성인 여드름에서 수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 여드름에 비해 성인 여드름은 성호르몬의 영향보다는 현재 몸의 상태, 음식,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생활 관리가 잘 안 되면 여드름이 증가한다. 수면이 충분치 않을 경우 전체적인 몸의 상태가 악화되어 피지 분비가 늘어나고 붉은 색의 화농성 여드름의 양이 늘어난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이루어지는 피부 노폐물의 배설이 원활치 않아 피부 상태도 점점 나빠지는 것이다.
여드름은 생활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수면 조절도 단순히 잠만 많이 자는 것이 아니라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에는 가능하면 충실히 자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잠을 편안하게 잘만 자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줄어서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피지분비나 염증증식을 막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요즘에는 잠을 건강하게 잘 자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여드름을 없애고, 피부미인이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잘 자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겠다.
<글 = 하늘체한의원 압구정본점 원장 최형석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