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정관수술 후 6개월째인 남성이 내원했는데 부인이 임신이 된 경우가 있었다. 일단, 정액검사를 해보자고 환자분을 설득 한 뒤 검사를 해봤지만 정액검사결과는 무정자증이었다. 현대 의학적인 방법으로는 남편은 부인을 임신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 부인은 임신이 된 것이다. 잘못된 오해가 되면 불륜을 의심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간혹 정관수술 후 도저히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서 1000명중 1~2명의 비율로 임신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정관수술 후 재개통되어 정액이 검출되는 경우도 있고, 무정자증인데도 가능성 있는 남아 있었던 정자에 의해서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정관수술은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좋은 영구피임법이며 고환 자체의 기능에 해가 없고, 전신에 미치는 분명한 해약은 밝혀진 바 없다. 정관수술은 임상경험이 100년이 훨씬 넘은 수술법으로 1775년 영국의 존 헌터가 처음으로 시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정관수술이 적극 권장되었는데,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하면 훈련을 면제해 주고 빵과 우유까지 주었던 기억을 많은 남성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정관수술에 대해 그릇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정관수술 후 성기능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수술 후 언제든 복원수술을 하면 임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첫 번째인 성기능에 이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무엇보다 정자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이다. 정액 중 정자는 극히 소량에 지나지 않는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통로인 정관만을 막아 사정액 중 극히 일부인 정자만 배출되지 않는 것이므로 사정양에는 변화가 없다. 한마디로 수박은 그대로인데, 씨만 없는 수박인 것이다. 정관수술 후 성기능은 전혀 변함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부부부

그러나, 아무리 의학적인 설명을 하여도 본인 스스로 성기능에 해를 줄 것으로 믿는 남성은 정관수술을 하지 않아야 한다. 수술을 아내에게 강요당한 경우나, 심한 반대를 받는 경우, 심한 건강 염려증이 있는 남성도 정관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정관수술 후 언제든지 복원수술을 하면 임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정관수술은 말 그대로 영구 피임법이다. 정관복원술은 가능하지만 100%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관복원술은 정관수술 후 수년이 지나면서 성공가능성은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정관수술은 다른 피임방법에 비해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 들고, 가장 확실한 피임방법이다. 또한 5분~10분정도면 시술이 끝나는 매우 간단한 수술이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다시 한번 심사숙고 후 결정해야 한다.

<글 =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