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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 A 씨(28세, 여)는 지난 월요일 아침 산부인과를 찾았다. 사후피임약을 처방받기 위해서다. A 씨는 평소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배란일을 계산하지만 최근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질외사정을 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사후피임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A 씨는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으며 낙태를 한 것은 아니지만 죄책감도 들고 임신이 되지 않을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사후피임약은 관계 후 임신 가능성이 염려될 때 약을 복용하는 피임방법으로 응급피임법이라고도 한다. 응급피임약은 일반 경구 피임약의 약 1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 요법으로 여성의 몸에 주어지는 부담감이 큰 제품이다. 또한 어디까지나 ‘응급’ 상황에 대한 일시적 조치일 뿐이어서 보통의 피임약에 비해 피임 효과가 떨어지며 자주 사용할수록 효과는 더욱 떨어진다. 따라서 여성의 건강과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서는 사후피임약 복용이 아닌 안정적인 사전 피임이 필수적이다.

가임기 여성에서 100% 확실한 피임은 없다. 다만 개인의 신체적 특징이나 생활 방식에 맞는 적절한 피임방법을 선택하면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부터 보다 안전할 수 있다. 어떤 피임방법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아래 피임 방법 중 선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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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임장치

자궁 내 피임장치는 질을 통해 자궁 안으로 넣은 플라스틱 장치(T자 모양 루프)가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방해하는 원리다. 한번 시술로 최대 5년 동안 피임 효과를 볼 수 있고, 실패율이 1% 미만으로 매우 낮다. 호르몬이 함유된 자궁 내 피임장치는 월경과다, 자궁내막증식증 등의 치료에도 사용된다. 단 골반염이 자주 걸리는 사람은 이 방법을 피하는 것이 좋다.

2. 피하이식형 피임장치

최근에는 피하이식형 피임장치도 나왔다. 팔 안쪽에 성냥개비만한 작고 부드러운 막대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약 3년간 피임 효과가 유지된다. 이식형 피임제는 주삿바늘로 간단히 삽입이 가능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피임 효과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흡연을 하는 여성도 시술이 가능하다. 단 간이 안 좋거나 질 출혈이 있는 여성은 이 방법을 피하는 게 좋다.

3. 경구 피임약

사전피임약(경구피임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할 경우 피임 성공률이 99.8%에 달하며, 21일 동안 먹으면 28일간 피임 효과가 있다. 성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피임 목적뿐만 아니라 월경주기에 따라 심해지는 여드름, 규칙적인 월경의 유도, 월경전증후군 치료에도 사용된다. 간혹 피임약 복용 후 몸이 붓거나 여드름이 심해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피임약에 함유된 프로게스틴을 드로스피레논 성분의 약으로 처방받아 복용하면 된다. 먹는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불임이 된다고 생각해 복용을 피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이는 잘못된 정보이며, 피임약은 여성의 임신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35세 이상이거나 근래에 흡연을 한 여성에서는 임신 성공률 저하, 심혈관계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4. 질외사정과 콘돔

질외사정은 질내에 사정한 경우보다 임신의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쿠퍼액에 들어있는 정자로 인해서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콘돔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피임법으로 낮은 연령층에서 선호되고 있다. 정확하게 사용한다면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피임 실패율이 15%에 이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콘돔은 남성의 성기가 발기된 후 착용해야 하는 등 사용법에 특히 유의하여야 피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전에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와 성병 예방용으로 꼭 필요하다.

5. 살정제와 월경주기 조절법

살정제는 사정된 정자가 자궁에 들어가기 전에 질 내에서 정자를 죽이는 화학물질로써 피임 효과가 74% 정도로 낮고 질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기에 추천하지 않는다. 월경주기 조절법은 배란기를 피해 성관계를 갖는 방법으로 인공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피임법이나 피임 실패율이 높고, 월경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의 경우 적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글 = 삼성수여성의원 신미영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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