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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2017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방전된 나에게 휴식 같은 삶을 선사하는 것이 어떨까.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더 좋다는 미니멀라이프와 심플라이프, 때로는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는 슬로라이프가 대세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국가 GDP 순위 대비 국민의 행복지수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충동조절장애 환자가 작년에만 6천여 명에 달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화병 환자가 2011년 1867명에서 2016년 2859명으로 53%나 증가했다. 평소 치열하게 일하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평온하게 보내며 온전한 휴식을 취한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의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이 다를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커플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커플

덴마크의 웰빙, 휘게

덴마크는 세계행복지수 조사에서 항상 1~2위를 차지하는 국가다. 덴마크인들은 휘게(Hygge)가 행복과 평화, 안정을 선사한다고 여긴다. 휘게는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 단어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거실에 앉아 장작불이 탁탁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상적인 분위기다.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 마이크 비킹은 “휘게는 간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새 것보다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 은은한 분위기에서 휘게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덴마크인들은 “휘게는 삶의 가장 단순한 것에서 느끼는 기쁨이며 거의 아무런 비용 없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크 비킹이 말하는 휘게 10계명을 통해 휘게의 순간에 동참해보자.

분위기: 조명을 조금 어둡게 한다.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한다. 휴대전화를 끈다.

달콤한 음식: 커피, 초콜릿, 케이크, 사탕 등은 마음을 즐겁게 한다.

평등: 나보다는 우리. 뭔가를 함께하거나 TV를 같이 시청한다.

감사: 만끽하라.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일지도 모른다.

조화: 우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이 무엇을 성취했든 뽐낼 필요가 없다.

편안함: 편안함을 느끼면서 휴식을 취한다. 긴장을 풀고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휴전: 감정 소모는 그만. 정치에 관해서라면 나중에 이야기한다.

화목: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계를 다져보자.

보금자리: 이곳은 당신의 세계다. 평화롭고 안전한 장소다.

눈놀이를 하는 가족눈놀이를 하는 가족

스웨덴의 행복지기, 라곰

스웨덴 사람들은 “라곰(Lagom)을 한 단어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딱 알맞은 양’, ‘적당히’, ‘충분히’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라곰한 크기, 라곰한 양, 라곰한 기분, 라곰한 분위기, 라곰한 맛을 중요시하며 과한 것을 바라지 않는 편안하고 소박한 삶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여긴다. <라곰,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의 저자 롤라 오케르스트룀은 “라곰한 삶은 어떤 상황도 받아들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균형 잡힌 삶, 규칙적인 생활, 실현 가능한 계획, 나를 아끼고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 삶의 작은 성취를 축하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라곰의 핵심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여성커피를 마시는 여성

프랑스의 오캄

오캄(Au calme)은 프랑스어로 ‘고요한’, ‘한적한’ 분위기를 뜻한다. 오캄 라이프는 심신이 평온한 상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삶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 중에 일이 잘 진행되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차 한 잔을 들고 옥상에 올라가 ‘오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보자.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전문의는 “지칠 때는 벤치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떠가는 구름, 나무, 흔들거리는 나뭇잎 등을 바라보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라"라고 조언한다.

갓구운 빵을 먹는 여성갓구운 빵을 먹는 여성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고,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小確幸)’이라고 표현한 것. 일본에서 일상의 행복을 찾는 풍조가 유행하면서 대두된 소확행은 미래보다 지금이 소중하고,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을 중시하며, 행복의 강도가 아닌 빈도를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와 일치한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즐거움도 크지만 편의점에서 좋아하는 군것질거리와 맥주를 사서 편안한 공간에서 만끽할 때의 설렘과 재미 역시 소소하지만 상당하다. 이처럼 현실적이고 확실한 행복으로 나의 일상을 하나하나씩 즐겁고 알차게 채울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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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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