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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Q. 탄수화물의 소화에 관해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가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탄수화물은 입에서 분비된 아밀라아제로 분해시켜 소화기로 넘겨줘야 췌장이 무리하지 않는데, 선식이나 미숫가루 등을 그냥 삼키듯 마시면 위에선 아밀라아제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췌장이 미숫가루를 분해하기 위해 아밀라아제를 분비해 소화시킨다는 내용인데요. 맞는 정보인가요?

미숫가루가 뿌려진 팥빙수미숫가루가 뿌려진 팥빙수

A. 우선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서 10년 이상 진료하면서 처음 듣는 말이라 매우 놀랐습니다. 그러나 제가 내린 결론은 식사 시 꼭꼭 씹는 식습관이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설명하던 중 발생한 일종의 헤프닝이라 생각합니다.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에 있어서 췌장이 하는 역할 중의 하나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액을 분비하여 탄수화물의 3가지 구성성분 중 하나인 녹말(Starch)을 말토스라는 이당류로 분해하는 것입니다.

아밀라아제는 췌장 뿐만아니라 침에서도 분비되는데 입에서 씹는 동안 분해되는 녹말은 5% 미만으로 매우 적고 침과 섞인 녹말이 위에서 위액과 완전히 섞이기 전에 30~40% 정도 분해 된다고 합니다.

이후 50% 이상의 녹말은 위에서 소장으로 배출된 이후에 췌장에서 분비된 아밀라아제에 의해서 분해되는데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가 침에 섞여 있는 아밀라아제보다 3-4배 이상 강력하기 때문에 침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보다 적은 량으로도 탄수화물의 녹말 성분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는 저작운동과 위 팽창에 의해 미주신경이 자극되어 췌장에서 분비되기 시작하고 또한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온 지방산, 아미노산, 펩타이드들이 아밀라아제의 분비를 증가시킵니다. 다시 말해서 탄수화물이 입에서 분해가 덜되었다고 해서 췌장에서 아밀라아제 분비가 많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식사습관에 따라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의 총량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다만 장기간 지속적으로 식사 내용이 변할 때 비로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꼭꼭 씹지 않으면 췌장이 무리를 하게 되어 췌장 질환이 생긴다든지, 꼭꼭 씹지 않은 탄수화물이 독이 된다든지 하는 말은 과학적 실험과 연구에 근거하지 않은 관련 전문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 생각합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할 것 없이 음식은 꼭꼭 씹어야 소화가 잘되고 소화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게 되면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가 해야 할일이 너무 많아지고 위 내에 음식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식도역류와 위배출장애와 같은 소화불량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의 맛과 질감을 느끼며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식습관이야 말로 건강한 몸을 위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이라 생각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 현일식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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