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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희생자의 부모이자 형제, 자매로서, 삼촌이나 이모로, 친구이자 이웃과 같은 한 마음으로 비통에 잠겨있다. 천재지변도 아닌 인재의 가능성과 정부의 대처를 바라보면서 아무도 지켜줄 수 없다는 무기력감과 집단 우울증으로 나라 전체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빠져 있다.

◆ 집단 우울증이란

집단 우울증(group depression)은 우울한 기분, 무기력감, 불안, 초조함, 식욕저하, 피로, 불면증 등의 우울증상이 사회, 집단적으로 퍼지고 확산, 공유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건으로 유독 정(情)이 많고 집단의식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동일화’ 정도가 강해 집단 트라우마와 집단 우울증 위험이 높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봄맞이 행사, 대학가 축제, 체육대회 등이 축소되거나 무기한 연기, 취소됐고, TV에서는 예능/드라마 방송이 일부 결방됐다. 사고 후 주말 고속도로 이용객은 20%가량 줄었고, 코레일 관광열차 6편이 취소됐으며, 서울대공원 입장객도 24%나 감소했다.

언론사 인터뷰에서도 시민들은 자식을 둔 부모로서, 어린 학생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애통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피해자나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며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집단 트라우마는 배가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슬프고 안타까운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감정, 분노로만 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트라우마에 계속 노출되기 보다는 일터, 학교 등 일상생활로 복귀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깊은 애도에서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서로 꼭 잡은 두 손서로 꼭 잡은 두 손

특히 평소 우울증이 있거나 감정적 영향에 취약한 소아청소년, 주부, 노인 등인 경우, 생존자 트라우마 우려가 높은 사고 생존자들과 가족들의 경우 특히 높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정신적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생존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도움이 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학회는 "정신적 외상은 생존자는 물론 생존자의 가족이나 친구 혹은 구조 인력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며 "정신적 외상을 겪은 생존자들이나 간접 피해자들의 경우 외상을 겪은 초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하여 고위험군을 선별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이 만성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학회는 부모나 주변에서 해주어야 할 일로 △애도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아이가 애도 반응을 숨기거나 억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겪어 나가도록 돕고 △자신의 슬픔이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애도 과정을 부모와 함께 하며 △아이들이 2차적인 외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고소식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소문이나 미디어 노출 등을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회는 정신적 피해가 예상되는 고위험군 학생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꼽고 주의를 당부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반응이 심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
△가까운 친구나 이성 친구를 잃은 경우
△사망한 학생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동일시하는 경우
△자신이 주변 친구의 사망과 어떻게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상처받기 쉽거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경우
△과거에도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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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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