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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회사원이나 학생들이 피로한 얼굴로 꾸벅꾸벅 조는 모습, 심장병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수면부족이라는 연구결과, 뉴스나 신문에서 졸음 운전으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기사 등 흔히 접하는 우리의 일상이다. 24시간이상 잠을 자지 않는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상태와 같다는 연구결과처럼 수면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고가 발생하며,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면’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잘 먹고, 잘 자는 것’ 그것이 건강의 기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질 나쁜 수면은 몸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최대의 적이다. 수면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삶의 영역이다. 수면은 신체와 정신적 성장, 안정 및 두뇌발달을 위한 기본적인 생리적 현상이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신체적 문제는 물론 정신적인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엎드려 잠을 자는 직장인엎드려 잠을 자는 직장인

당신이 잠든 중에도 우리 몸은 일을 한다.

인간의 수면은 기본적으로 비렘(non-rapid eye movement, NREM)수면과 빠른 눈동자 움직임을 보이는 렘(rapid eye movement, REM)수면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렘수면은 가장 깊은 단계의 수면으로 우리가 꿈을 꾸는 단계이기도 하다. 매일 밤 사람은 평균적으로 얕은 잠인 1단계부터 깊은 잠인 5단계(REM)까지 수면 단계를 거치며 약 9시간의 수면 동안에 이 과정은 5번 정도 반복된다. 각각의 단계에서는 우리 몸이 잠을 자기 위한 준비를 하고 어느 정도 단계가 되면 신체 치유에 필요한 호르몬이 분비되어 에너지를 보충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누워 있다 하더라도 깊은 잠에 들지 않아 우리 몸은 필요한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음 날에도 피로가 지속되게 된다. 간혹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잠을 줄이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소중하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을 자는 동안에도 육체는 내일을 위해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잠에 드는 단계잠에 드는 단계

1) 자율신경계

말초신경계의 일부로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신경으로 신체를 지배하는 신경이다. 호흡·소화·순환·흡수·분비·생식 등 사람의 생명 유지에 직접 필요한 기능을 무의식적 또는 반사적으로 조절한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교감신경은 주로 활동성 있는 낮에, 부교감신경은 편안한 상태에 있는 밤에 우리 몸을 조절한다. 이 두 신경 활동의 적절한 조화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수면과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불면증, 식욕부진, 어깨 결림, 변비, 손발 떨림, 위장장애, 현기 증 등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이상이 나타난다.

2) 체온

보통 밤이 되면 체온이 낮아지는데 그것은 잠을 잘 잘 수 있는 체온이 되도록 우리 몸이 스스로 조절하기 때문이다. 수면과 체온은 깊은 관계를 갖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실제로 손발이 유난히 찬 사람들은 잠이 들지 않아 고통을 받고, 갱년기 여성들은 얼굴이나 몸에 열이 나서 화끈거림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한, 졸릴 때 아기의 손이 따뜻해지는 것은, 몸의 내부의 온도를 내리고, 잘 잘 수 있도록 스스로 조절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체온이 잠을 잘 자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호흡계 및 심혈관계

비렘수면 시에는 부교감 신경계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에너지 소모는 감소하게 되어 호흡수와 호흡량이 줄어든다. 비렘수면 동안의 호흡수와 심박수는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반면 렘수면 때에는 호흡 패턴과 심박동이 매우 불규칙한 특성을 갖는다. 렘수면 기간의 이러한 불규칙한 심혈관계 기능변화가 심혈관 질환의 고위험 군에서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렘수면 동안의 불규칙한 호흡 패턴 변화와 상기도의 근긴장도의 변화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 시킬 수 있다.

우리가 자면서 숨 쉬는 활동은 우리 신체에 피로 회복과 다시금 활성화가 될 준비를 하는 과정인데 이러한 호흡활동이 수면 중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신체의 균형이 깨지고 여러 기능들에 진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심각한 건강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은 심혈관 기능에 중요한 조정자 역할을 하며 수면이 부족할수록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률이 높아지고 사망률을 증가 시킨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세포 손상에 따른 항 산화 효소의 활성도가 감소하게 되고, 혈관을 수축하게 하는 물질이 증가하며, 혈관 이완성 물질이 감소하고, 심장내의 교감신경계 활성도가 증가됨으로써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령에 따른 수면의 형태는 어떻게 다른가

수면은 뇌와 신체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이며 정상적인 신체기능의 유지와 면역계의 활동에 관여한다. 학습과 기억과정에서 정보를 정리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두뇌 활동에 필요한 물질들을 합성하고 저장한다. 육체를 휴식하여 신체만 아니라 뇌효율을 극대화 시킬 준비를 하는 것이다. 수면은 한 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그 누구에게서도 뗄 수 없는 과정이다. 정상적인 수면은 수면과 연관된 질환과 기능 조절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사람의 수면 구조는 연령에 따라 특징적인 차이를 보인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까지의 시기에 수면의 개시, 유지, 총 수면시간, 수면 효율 등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수면 효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각 세대별 수면의 중요성과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어린이

아이의 밤은 낮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잘 자야 하는 이유는 질 좋은 수면이 면역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면역력과 관계가 깊은 자율신경이 하루 동안 일정한 리듬에 따라 교감신경에서 부교감 신경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어야 면역력이 잘 발달한다. 자는 동안에는 뼛속 골수에서 면역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 것은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아이 몸에 필요한 다른 호르몬들은 아이의 생활패턴에 맞춰 필요한 상황에 분비되지만,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80%가 깊은 잠을 자는 상태에서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므로 늦어도 밤 9시에는 재우는 것이 좋다.

또한, 잠자는 동안 아이의 뇌는 깨어 있는 동안에 얻은 정보를 정리하거나 과거에 알고 있던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연결해 불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삭제하고 장기기억 저장소로 전송하는 등 효율적인 기억 저장 과정을 거친다. 두뇌의 학습능력을 키우는 데 잠은 필수조건 중 하나이므로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하는 유아기에는 숙면이 필수다.

2. 청소년

청소년들은 2차 성징과 함께 큰 변화를 맞는 시기이다. 하지만 학업에도 소홀할 수 없어 학교와 학원을 늦은 시간까지 다니다 보면 성장호르몬이 왕성해질 시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키가 크지 못 하게 된다. 성장기 청소년들의 불규칙, 불충분한 수면과 수면의 질을 낮추는 수면장애는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졸림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며, 이는 산만하고 거친 행동과 집중력 및 이해의 저하, 학습능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우리나라 청소년 대부분은 주중 수면시간이 권장 수면시간 8.5시간에 턱없이 부족하고, 수면이 부족한 학생은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의 건강행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성장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10시 이후에는 반드시 잠을 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3. 성인

하이닥 한방과 허정원 상담의는 “성인들의 경우 힘든 업무와 반복된 스트레스가 많아 불면증에 시달려 하루의 피로를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를 흥분상태로 만들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불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므로 퇴근 후나 휴일에는 등산, 낚시 등 취미생활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보내는 낮의 습관부터 돌아볼 필요도 있다. 근무 중 수시로 마시는 커피, 퇴근 후의 잦은 음주 등은 모두 숙면을 방해하는 행동이므로 피해야 한다. 수면 부족으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15분 정도 낮잠을 자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4. 노년기

실제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 중 50대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노년기가 되면 뇌의 대사나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수면 중에 수면의 분절이 일어나서 자주 깨게 되며 일주기 리듬의 변화가 생겨서 일찍 자고 일찍 깨는 주기로 바뀌고 자연 신경계 및 호르몬의 변화도 같이 오게 되며 노년기 수면 장애가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수면 유지를 위해서는 우리 신체의 깨고 잠드는 생체 리듬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노년기에는 이러한 리듬을 유지하는 조절능력이 떨어져서 일단 수면리듬이 깨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조절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노년기의 좋은 수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수면의 리듬을 깨지 않도록 하고, 리듬이 깨어졌을 때는 가능한 빨리 리듬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수면에 들기전 피해야할 것들수면에 들기전 피해야할 것들

수면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침형 인간’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아침잠을 줄이는 것 보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가장 편안한 상태를 알고 몸이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딱히 졸립지 않은데 일부러 잠을 청할 필요도 없고, 졸린데도 잠을 참아서도 안 된다. 그것은 어쩌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수면에 정해진 규칙을 너무 강조하기 보다는 몸이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의학이나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때문에 따라오는 질환들도 많아졌다. 지난 5년간 수면장애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이 12%이상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수면장애는 심각한 수준이다. 점점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기본적인 욕구마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가져도 소용이 없을 수 있기에 좋은 잠을 자지 못해 고민이라면 자신의 잠의 형태를 파악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 더욱이 잘못된 정보만을 믿고 옳지 않은 생활 습관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자. 또한,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불면증이나 수면 장애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이닥 수면건강 기획특집 목차>

1. 당신의 ‘잠’은 건강한가요?

2. 당신이 잠든 사이 일어나는 수면 건강의 비밀

3. 당신의 ‘쾌면’을 방해하는 나쁜 잠버릇

4. 수면센터 전문의가 말해주는 ‘잘 자는 법’

5. 쾌적한 잠자리 만드는 '수면과학'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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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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