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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 육아

# 맞벌이로 정신 없이 바쁜 어느 날, A씨는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만 4세 아들이 옷에 대변을 보니 여벌의 옷을 몇 벌 더 보내달라는 것이다. 지난 달에 집에서도 실수를 한 적이 있어 다그쳤는데 옷이 더 필요할 정도라니... 엄마 A씨는 혼내도 보고 달래도 봐도 대변을 못 가리는 아이가 창피하기도 하면서 고치지 못 할까 봐 전전긍긍이다.

대변을 가리는 나이인 만 36개월 이후에도 옷에 대변을 보는 ‘유분증’.
옷이나 방, 현관 등 적절치 못한 곳에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는 반복적으로 대변을 보는 행위가 3개월 동안 최소 월 1회 이상 발생하는 경우 유분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장의 운동을 감소시키거나 변의를 유도하는 약물복용이나 갑상선 질환, 뇌성마비 등 의학적인 질병요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에 한한다. 유분증이 있는 경우 25% 정도는 최소 3개월 동안 2회 이상 소변을 못 가리는 유뇨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의 유분증 병력이 있는 경우 15% 정도 아이에게 나타날 수도 있으나 유뇨증에 비해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으로 눈을 가린 남자 아이손으로 눈을 가린 남자 아이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에 더 많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제대로 대변을 가린 적이 없이 지속되는 1차성인 경우와 최소 1년 이상 대변을 가렸던 경험이 있으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한 2차성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 유분증의 원인, 심리적 스트레스 확인해야

유분증은 대개 생리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상호복합적으로 나타난다.

1. 장의 운동성이 낮아 대변이 정체되어 변비가 잘 생기는 체질인 경우
2. 기질적으로 변의와 같은 생리적 신호에 둔감해 다른 것에 몰두하다가 실수하는 경우
3. 아이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억압하거나 억압적인 상황과 같은 부적절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은 경우
4. 경험상 변을 보다가 큰 통증이나 불편감을 경험한 이후 대변보기를 참다가 실수하는 경우
5. 부모의 이혼, 동생의 탄생,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새로운 환경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유분증이 있는 경우 대변 냄새가 강해 주위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어른에게 혼나는 문제 때문에 더 위축되고 화장실 가기를 두려워하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낮은 자존감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대변 실수를 하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 유분증, 혼내기보다는 대소변 가리기 훈련과 스트레스 해소 병행필요

유분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비 없이 힘들이지 않고 배변을 잘 볼 수 있도록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게 하고 충분한 물과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도와준다.

변비나 갑상선 질환, 고칼슘혈증, 항문파열, 직장협착 등 배변활동을 어렵게 하는 질환이 있는 지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변비치료를 잘 해도 75%이상이 좋아질 수 있다.

일관성 있으면서 편안한 심리 상태 즉 억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 진행되어야 한다. 대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이나 식사 후에 변을 잘 보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이용해 변기에 앉아서 대변을 보도록 한다. 배변은 스스로 하는 것이므로 아이가 힘을 주고 근육을 훈련시켜 대변을 잘 볼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칭찬해준다. 대변실수로 옷을 감추는 경우에는 옷을 스스로 빨개하거나 가벼운 벌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노력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더 받고 반항심이 커질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나 심리치료 등을 할 수 있도록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이닥 공개상담실 대장항문과 상담의 천찬우 외과 전문의는 “유분증은 대부분 변비문제일 수 있으므로 항문기능검사 등을 통해 항문괄약근 상태 등을 확인하고 변비가 있다면 변비치료를 우선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면서 “아이를 너무 꾸중하기 보다는 사랑으로 감싸주고 올바른 배변습관을 키워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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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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