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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새끼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신발을 신기도, 걷기도 힘들어요”

발톱을 깎을 때 말고는 그 존재를 거의 망각하게 되는 새끼발가락이 어느 날부터 ‘통증’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 구두가 잘 안 맞아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제는 신발과 상관없이 발이 땅에 닿기만 해도 통증이 전해진다.

새끼발가락 특히 새끼발가락의 뿌리가 되는 뼈가 신발과 자꾸 마찰하게 되어 피부가 붉게 변하고 굳은살이 생기며 통증까지 유발되는 증상을 ‘소건막류(小腱膜瘤, bunionette)’라 한다. 서양에선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면서 발에 마찰이 가해지는 재봉사들에게 잘 생기는 병이라 하여 ‘재봉사 건막류(tailor’s bunion)’라 부르기도 했다. 일종의 직업병이었던 셈이다.

소건막류의 ‘류(瘤, 혹 류)’는 병적으로 불거져 나온 살덩어리라는 뜻으로 건막류는 뼈의 돌출로 통증을 동반하는 점액낭염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무지외반증처럼 엄지발가락(제1중족골)에 잘 생기는 건막류와 유사해 새끼발가락(제5중족골)에 생기는 건막류라는 의미를 담아 ‘소건막류’라 한다.

◇ 새끼발가락 통증을 부르는 요인 5가지

새끼발가락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소건막류새끼발가락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소건막류

1. 신코(신발 앞쪽의 뾰족한 부분)가 좁거나 굽이 높아 발이 꽉 조이는 신발을 자주 신는다.
2. 책상다리(양반다리)를 오래 유지한다. 이 자세는 새끼발가락과 바닥의 마찰로 발에 압력을 가한다.
3. 자세 등 후천적으로, 또는 선천적으로 발의 바깥쪽 뼈가 돌출되어 있다.
4. 선천적으로 발 볼이 넓거나 평발(편평족)이다. 평발은 체중 부하가 발 앞부분 중에서도 바깥쪽으로 많이 실려 오랜 시간 걷거나 달릴 때 특히 새끼발가락 부분에 통증이 잘 생긴다.
5. 류마티스성 질환으로 발뼈의 변형이나 인대의 기능 장애가 있다.

이런 요인들에 의해 새끼발가락의 뼈가 바깥 방향으로 점점 돌출하게 되면 걸을 때마다 자극이 더해지면서 통증, 압통과 굳은살이 생긴다. 뼈, 인대 등 발의 구조물이 계속 자극을 받아 점액낭염이 생겨 새끼발가락이 붓고 심하면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소건막류는 무지외반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의 요인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 보존요법으로 증상 개선 효과 좋지만, 심하면 수술 치료 필요

진단은 네 번째 발가락과 새끼발가락 사이의 벌어진 각도나, 새끼발가락 뿌리가 튀어나온 각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우선 볼이 넓거나 변형된 발 모양에 맞게 제작된 신발을 신어 증상 개선을 유도한다. 마찰로 인한 염증 부위, 굳은살 부위는 패드를 덧대어 준다. 굳은살을 깎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발인 경우에는 평발을 교정하는 보조기, 특수 깔창을 착용하기도 한다. 점액낭염 등 염증 제거를 위해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보존요법에도 증상 개선이 없고 일상생활에서 큰 제약을 받을 때에는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사실 수술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기도 하다. 수술은 새끼발가락의 뿌리 즉 골두 부위를 전체 또는 부분 절제하거나 절골하며, 수술 후에 한 달 정도는 특수 신발을 신어야 한다. 최근에는 2cm 내외의 최소 절개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새끼발가락을 안으로 밀어 넣는 수술 방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무지외반증보다는 수술치료 빈도가 적은 편이다.

수술은 대체로 성공적이긴 하지만 수술 후 재발 우려도 있는 데다 다른 부위의 변형을 유발할 수도 있어 여러 경우의 수를 종합하여 결정해야 한다. 소건막류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므로 발 모양, 굳은살 등을 살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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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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