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난 손실과 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과 정부의 지원으로 피해자들은 절망을 딛고 복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예상치 못하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난 사고. 재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많은 사람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긴장 상태가 지속하는 등의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한다. 이는 재난이 무사히 지나갔다는 안도감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면서 불안과 공포심이 느껴지는 심리상태로, 지속되면 불면과 불안 등의 스트레스 반응이 강해지고 심한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재난 경험 후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

재난 충격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신적 문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재난을 경험한 사람 중 10~20%가 겪을 수 있으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저절로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우울증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더불어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로, 재난을 더 직접, 심하게 겪을수록 심한 증상을 보인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당한 주민 중 약 14~28%는 재난 8개월 후에도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재난을 경험하더라도 반응은 다양하다. 손실의 정도나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도 다르게 나타난다. 불안과 우울 증세가 지속된다면 약물치료와 외상 중심인지행동 치료 등 본인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 적절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긴장과 불면에 도움을 주는 안정화 요법

재난 후 나타나는 불안과 수면장애, 재난에 대한 반복적인 회상 등은 규칙적인 호흡훈련과 근육 이완 등의 안정화 요법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제안하는 통제력과 좌절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복식호흡] 혈압과 심장박동수를 안정시켜주고 신체적 긴장을 낮춰준다.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 한 손은 배 위에, 다른 손은 가슴에 얹는다. 4초 동안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낀 다음, 3초 동안 호흡을 잠시 멈춘다. 그다음 배가 홀쭉해지도록 5초에 걸쳐 천천히 숨을 내쉰다. 다음 숨을 마시기 전까지 3초 동안 호흡을 잠시 멈춘다.

[점진적 근육 이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는 것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신체적 긴장 상태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다. 점진적 근육 이완은 아침, 저녁으로 하루 2번 시행하는 것이 좋다.

각 근육을 다음의 순서에 따라 5초간 긴장시킨 뒤 10초간 이완시키면서 ‘편안하다’라고 되뇐다.

1 팔꿈치 아래 : 주먹을 꼭 쥐고 몸쪽으로 손목을 굽혀 팔꿈치 아랫부분을 긴장시킨다.

2 팔꿈치 윗부분 : 손끝을 어깨에 올려 아래팔과 윗팔이 최대한 많이 접히도록 알통 부위를 긴장시킨다.

3 무릎 아래 :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발끝을 몸쪽으로 당겨 종아리 근육을 긴장시킨다.

4 배 : 배를 등 쪽으로 아주 강하게 집어넣으면서 긴장시킨다.

5 가슴 : 깊게 숨을 들이쉰 다음 참으면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가슴 근육들이 땅겨진다.

6 어깨 : 양어깨를 귀 쪽으로 바짝 올린다.

7 목 : 목을 숙여 턱을 가슴 쪽으로 잡아당겨 목 뒷부분을 최대한 당긴다.

8 얼굴 : 미소짓듯 입술을 다물며 눈을 꼭 감고 얼굴 전체에 힘을 주면서 긴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