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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뱃속이 편하면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 있다.
변비, 설사, 복통 등 대장 증상에 시달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일 터. 그만큼 불규칙한 식생활, 서구식 식습관,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장 건강은 그야말로 간절하기까지 하다.

궁금한 소장과 대장의 기능

소화된 음식 대부분이 흡수되는 곳이 바로 소장이다. 소장에 잘 발달한 주름 구조와 융모는 소장의 면적을 최대 600배까지 늘려준다. 인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을 조금도 놓치지 않으려는 구조인 셈이다. 소장이 주로 영양흡수를 담당한다면 대장은 주로 수분흡수를 담당한다. 이러한 장의 소화흡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체로 인체의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길뿐더러 반복되는 변비,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일상생활을 크게 방해하기 때문에 ‘장 건강’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세균, 질병과 싸우는 힘인 면역력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장이다. 대장과 소장은 외부에서 유입된 음식물은 물론 세균과 같은 각종 이물질이 가장 오래 인체에 머물며 통과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체 면역세포와 항체의 60%가 장에 몰려있다. 장의 면역세포는 암세포, 세균, 바이러스 등을 박멸하기 때문에 장 건강이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은 스트레스에 유독 민감할까?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민성 대장 증후군

최근 현대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장 질환이 바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으로 ‘스트레스’가 지목되고 있는데, 실제로 장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장기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와 장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로 항우울제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이완요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로 장-뇌 축(gut-brain axis)이 자극을 받으면 소화기의 면역력과 소화 운동, 통증 과민 등을 조절하여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장질환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뇌 축이란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속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장 신경계와 자극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또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얼마나 잘 만들어지는지도 장 건강과 연관된다. 세로토닌 생성을 위해서는 음식물 속 트립토판이라는 원료가 필요한데 장 건강이 좋지 않으면 이 원료가 모자라면서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장 건강이 좋으면 세로토닌도 원활히 분비되지만, 반대상황이 되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고 이는 우울, 불면증, 스트레스로 이어지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장 질환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세로토닌과 같은 뇌 호르몬 생성에 장내세균이 관여한다고 알려지면서 장내세균은 또 하나의 장기이며, 장내세균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장은 제2의 뇌라고도 불린다. 이는 장 건강 중에서도 장내세균 즉 유익균과 유해균이 85:15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유익균은 장운동을 촉진하고 유해독소나 유해가스를 만드는 유해균의 과잉 증식과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한다. 따라서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지면 다양한 장 트러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직 의학적 근거가 높진 않지만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가진 사람의 대변을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대변이식도 시도되고 있다.

장 건강을 위한 장내 유익균을 늘리려면?

불규칙한 식습관은 장내 부패물질을 양산하여 유익균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장내에 음식물이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빨리 배설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유산균의 좋은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접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적당량 섭취 시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을 총칭한다. 프로바이오틱스 대부분은 젖산을 생산하는 유산균에 해당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중에서도 락토바실러스균은 소장에 작용하여 면역력을 좋게 하고 유해균을 없애며, 비피더스균은 대장에 서식하여 대장균증식을 억제하고 장운동과 배변활동을 좋게 한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할 때는 장에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균과 비피더스균 등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위산을 이겨내고 장까지 도착할 수 있는 코팅기술이 적용됐는지, 보장균수가 최소 1억 마리 이상인지 체크해야 온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장 건강 이상 신호

반복되는 설사, 변비, 복통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장암인 경우에는 점액변, 혈변, 가늘어진 변 등 배변양상이 평소와 달라지고, 출혈과 영양흡수 문제 등으로 인한 빈혈, 체중감소, 전신 무기력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갑자기 잔변감, 혈변, 변비, 설사 등이 생기거나 배변습관이 변했다면 당장 대장암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은 흔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대장암 조기발견을 위해서라면 어떤 증상으로 예단하기보다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로 관리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대장 양성종양이 악성으로 진행하는 데는 5~15년 정도가 소요되므로 최소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장 건강관리법

- 규칙적인 식사: 일정한 간격의 규칙적인 식사는 배변활동을 정상화하여 음식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특히 밤 9시 이후 금식도 중요하다.

-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을 때 피해야 하는 음식: 밀가루 음식, 버섯, 우엉, 양배추, 양파, 마늘, 사과, 배, 수박, 복숭아, 유제품, 버섯, 다시마 등 장내 미생물에 의한 발효로 가스 및 장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식품은 피한다.

- 장 속 유익균 늘리기: 유익균까지 없애는 항생제를 남용하지 않도록 하고, 필요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 충분한 수분섭취: 아침에 물 한잔은 위와 장에 남아 있던 노폐물 배설에 효과적이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준다.

- 규칙적인 운동: 미국소화기병학회는 운동이 모든 종류의 용종 발병률을 낮추며 대장암세포의 성장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운동은 장운동을 도울 뿐만 아니라 대장용종,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스트레스 해소: 스트레스는 장도 예민하게 만들어, 복통, 염증 등을 유발하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 가장 좋은 치료법은 예방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 분변잠혈검사로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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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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