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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 육아

임신하면 거주지 보건소에서 ‘엽산’과 ‘철분’을 챙겨준다. 최소 이 두 가지만큼은 보충해줘야 한다는 의미일 터. 이외에 태아와 임신부를 위해 어떤 영양제를 더 보충해주면 좋을까?

임신 관리에 대한 최근 강의에서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수현 교수는 “임신 시 영양제 보충과 관련해 진료 경험상 임신 12주 이내에 섭취가 필요한 엽산, 임신 16주 이상부터 필요한 철분을 필수로 하여 크게 4가지를 추가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하고 그 4가지 영양제로 “임신부 종합영양제, 비타민 D, 오메가-3, 유산균”을 꼽았다.

영양제와 물컵을 들고 있는 임신부영양제와 물컵을 들고 있는 임신부 임신부 추천 영양임신부 추천 영양

1. 엽산(비타민 B9)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발달에 필수적이다. 만약 엽산이 부족하면 뇌나 척수를 이루는 신경관 발달에 문제가 생겨 척추이분증, 무뇌증, 심장기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임신 초기 아니 임신 준비 기간부터 엽산 보충을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태아의 신경관 형성은 수정 후 4주 이내에 완성되고, 엽산 보충 후 일정 농도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복용하면 엽산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엽산은 임신하기 최소 한 달 전부터 복용해야 하며, 신경관 형성 후에도 임신 12주까지 뇌와 신경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일 엽산제를 복용해야 한다. 보건소에서는 임신 확인 시부터 12주 분량의 엽산을 무료로 제공한다. 하루 0.6~0.8mg(=600~800㎍)의 엽산을 영양제로 별도로 섭취해야 하는 이유는 식품으로 섭취 시 요리할 때 영양이 손실되기 쉽고 흡수율도 낮기 때문이다. 또 천연 엽산제보다는 흡수율이 높은 합성 엽산제를 선택한다.

엽산제는 임신 12주까지 복용해도 되지만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해도 문제가 없다. 이전에 신경관결손증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다면 엽산 섭취량을 4~5mg까지 늘려야 한다. 엽산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과잉섭취의 우려는 없으며, 식후에 복용해 음식물과 함께 흡수율을 높인다.

2. 철분

철분제는 보건소에서 임신 16주부터 분만 시까지 총 5개월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철분 보충이 필요 없고, 또 초기부터 섭취하면 구토, 메스꺼움, 위장장애 등을 유발하여 식사 등 영양섭취를 방해할 수 있다. 태아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부터 필요한 영양인 만큼 임신 16주부터 철분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혈액 검사에서 철분 수치를 확인하고 빈혈이 있다면 임신 초기부터 철분제를 복용해야 한다.

철분제는 식후에 먹으면 철분 흡수율이 낮아지므로 공복에 먹는 것이 좋고,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나 과일주스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철분제 복용 한 시간 전후로는 철분의 흡수를 막는 카페인, 우유, 녹차, 제산제 등은 피해야 한다.

3. 임신부 종합영양제

임신 전과 후의 필요 영양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같이 기형아 출산 위험이 큰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가 많은 현실에서는 임신부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A·B·C·D, 철분, 칼슘, 아연, 구리 등을 꼭 챙겨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한 연구결과 종합영양제를 복용하지 않은 임신부는 복용한 그룹보다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컸으며 신생아의 평균 체중이 100g 정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비타민 A는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로 부족하면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있지만, 과량 섭취 시 태아의 기형 유발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다음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2015)이다. 주요 영양소에 따라 임신 시 어느 정도의 증량이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15) - 보건복지부 및 한국영양학회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15) - 보건복지부 및 한국영양학회

4. 비타민 D

비타민 D는 특히 우리나라 국민에게 부족한 영양소라 평소에는 물론 임신 시에도 잘 챙겨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뼈의 주요 구성분인 칼슘과 인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 외에도 면역 기능, 췌장 기능, 당대사 등의 다양한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보스턴대 의대 마이클 홀릭 박사가 평균 25세의 여성 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한 임신부는 이를 충분히 섭취한 임신부보다 제왕절개 출산율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가 자연 분만 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질 근육의 기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타민 D는 식후에 섭취해야 다른 음식물과 함께 흡수율이 가장 높아지므로 식사량이 가장 많을 때 먹도록 한다.

5. 오메가-3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영양소인 오메가-3는 특히 태아의 두뇌발달에 관심이 많은 임신부에게 필수 영양제로 꼽힌다. 오메가-3 속 DHA 성분이 태아의 두뇌, 신경, 시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한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조산율이 낮고, 아기의 체중·뇌·눈 건강이 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 김영진 원장은 하이닥 칼럼을 통해 “오메가-3는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수은중독의 위험성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설명하고, 수은중독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어, 황새치, 옥돔 등 먹이 사슬의 상부에 있는 어종은 피하고, 캔으로 된 참치는 일주일에 340g 또는 2번 이내, 그 외 참치는 170g 이내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2012년 미국 소아과학회와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어류가 얼마나 수은에 오염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으면 주당 170g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수은중독 논란 때문에 김영진 원장은 식물성 오메가-3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용량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오메가-3는 지혈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수술 한 달 전에는 금기시된다. 따라서 출산 상황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출산 한 달 전부터는 오메가-3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6.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장 속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생장을 도와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 임신 시 잘 생기는 변비를 관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면역력이 떨어지고 호르몬 균형이 깨지기 쉬운 임신 기간에 면역기능을 좋게 하고 요도염, 질염 등을 예방·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자연분만 시 산도를 통해 나오는 태아가 모체의 유익균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유익균을 물려줄 수 있다.

대표적인 유산균으로는 소장에서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 대장에서 작용하는 비피도박테리움, 질 내에서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등이 있다.

유산균은 공복에 먹는 것이 좋으며, 유산균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영양을 빼앗길 수 있고, 설사나 변비, 복부팽만 등을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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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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