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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건강보험 의무가입으로 아플 때 저렴한 가격으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한국에 비해 미국은 의료보험 보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 감기로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에 비타민, 영양제 등의 대증요법이 발달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대부분이 ‘직구’라는 단어의 뜻을 알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가전제품, 가구, 의류 등을 저렴하게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다.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대비 2017년도의 건강기능식품이 포함된 식품류의 직접 구매 건수가 372만 건으로 전년 대비 37%가 증가했다고 한다. 여러 가지 건강식품 중에서도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멜라토닌(melatonin)’ 제형에 대한 관심도 대폭 증가했다.

수면수면

멜라토닌은 해가 지면 자연적으로 송과체(pineal gland)라는 뇌 내의 작은 부위에서 합성되어 수면을 이끄는 호르몬이다. 생리적으로 55세 이상에서 멜라토닌의 양이 감소하기 시작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물질을 보충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 약으로 정제된 멜라토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경구형 멜라토닌 제제가 2014년부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직구를 하다가 세관에 적발되면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처방전을 받고 복용할 수 있는 멜라토닌 제제는 한 가지이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개발되었으며 우리 몸의 생리적인 멜라토닌 방출 모델과 유사하게 방출될 수 있게 만들어졌다.

2017년 캐나다 걸프(Guelph)대학 연구팀은 시판되는 멜라토닌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Vol. 13, No. 2., 2017 참고). 캐나다에서 유통되는 16가지 브랜드의 30가지 멜라토닌 제형의 용량을 분석한 결과 포장지에 적혀 있는 용량과 실제 멜라토닌의 양의 편차가 컸다. 실제 함량이 표기되어 있는 것의 20%만 들어 있는 것부터 많게는 480%가 들어 있는 것도 있었다. 멜라토닌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고용량에서는 속 불편감, 예민함, 일부 사람들에서 혈당 및 혈압의 증가, 혈액학적 문제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멜라토닌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건강에 관심이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격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잘 정제되어 있고 신체의 멜라토닌 분비 리듬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멜라토닌을 병원에서 처방받는 것이 건강하게 몸을 돌보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추가로 약물 복용 상담 이외에 수면에 대한 행동 교정 등을 할 수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병행한다면 꿀잠을 자는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어떤 사람에게 더 효과적일까?

모든 불면증에서 멜라토닌으로 효과를 볼 수는 없다. 잠드는 시간이 뒤로 밀려 있어서 조금 더 일찍 자야 하는 사람, 만 55세 이상, 시차 적응이 안 되는 사람, 기존 수면제에 부작용이 큰 사람 등에서 유용하다. 기전상 2~3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점차 그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단기적인 불면증을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

용법, 용량은 얼마가 좋을까?

잠들기 1~2시간 전에 복용한다. 용량은 최소 유효 용량에서 조절하는 것이 원칙인데 0.5~3mg을 추천하나 불면증의 정도에 따라 12mg까지 권고하는 경우도 있으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고용량을 복용할 정도라면 다른 수면제를 찾아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윤석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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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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