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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라는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리라글루티드는 2010년에 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빅토자로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이 약물은 당뇨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할 당시 혈당 조절 효과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 비만치료제로 개발이 추진되었고 최근 미국 FDA에서 비만치료제로 승인을 받고 삭센다로 출시되었습니다. 두 약품은 상품명만 다를 뿐 동일한 약입니다.

체중계에 올라간 모습체중계에 올라간 모습

리라글루티드는 GLP-1(glucagon like peptide-1) 유도체로 GLP-1의 수용체에 작용하며 GLP-1과 97%의 아미노산 서열이 동일합니다. GLP-1은 식사 후에 장내의 영양분이 증가하면 장관 내의 L-cell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입니다. GLP-1은 인슐린의 분비를 자극하고, 혈장의 글루카곤 농도를 감소시키고, 위에서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식욕을 억제시키며, 심박수를 증가시킵니다.

리라글루티드도 GLP-1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며 식욕감소와 위의 음식물 배출시간 연장이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만들어낸 GLP-1의 반감기는 2분 이내로 매우 짧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GLP-1의 구조 일부를 변화시켜 약 13시간의 반감기를 가지도록 만든 약물이 리라글루티드입니다. 리라글루티드는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주사합니다.

리라글루티드의 임상시험에서는 식이요법과 함께 리라글루티드를 주사한 비만 환자와 식이요법만을 하고 리라글루티드를 주사하지 않은 환자의 체중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여러 번의 임상시험에서 리라글루티드를 주사한 환자가 주사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서 추가로 약 4~6kg의 체중이 감량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기존 당뇨치료제인 빅토자는 매일 1.8mg을 피하 주사합니다. 반면 3.0mg까지 용량을 높일수록 점점 많은 체중이 감량되기 때문에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는 삭센다는 매일 3.0mg을 주사합니다. 미국 FDA는 BMI가 30kg/m2 이상인 환자와 BMI가 27kg/m2 이상이면서 고혈압, 지질이상, 당뇨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삭센다를 승인했습니다.

삭센다는 0.6, 1.2, 1.8, 2.4, 또는 3mg을 주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펜 형태의 주사기구로 판매됩니다. 복부, 허벅지, 상완에 주사할 수 있으며, 매일 0.6mg의 용량으로 주사를 시작하여 매주 0.6mg씩 증량하여 3.0mg까지 용량을 늘립니다. 16주를 사용해도 4% 이상 체중 감량이 되지 않는다면 약물 사용을 중단합니다.

리라글루티드는 장기적인 부작용이 적은 약물입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 구토, 설사, 변비, 저혈당, 두통, 소화불량, 기력저하, 어지럼증, 복통 등입니다. 이러한 위장관 장애는 대개 치료 초기에 발생하며 때로는 약물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약물을 투여한 동물에게서 일부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되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갑상선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산모, 수유부, 아동에게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비만치료로 승인받은 다른 약물과 비교했을 때 올리스타트(제니칼)나 로카세린(벨빅)에 비해서는 체중이 많이 감소하지만, 날트렉손/부프로피온(콘트라브)과는 비슷하고, 펜터민/토피라메이트(큐시미아, 국내 미출시)보다는 적게 체중이 감량됩니다. 부작용으로 약물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과 비슷하고, 로카세린, 올리스타트보다는 많았습니다. 삭센다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위장관 장애의 부작용이 흔하고, 매일 주사를 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영진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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