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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30대 회사원 A 씨는 점심 식사 후 사무실에 앉으면 쏟아지는 잠을 주체하기 힘들다. 가끔은 눈이 감기는 것도 모르고 책상에 앉은 채 졸 때가 있다. 저녁에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는다. 식후 소파에 앉으면 몸이 나른해져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 때가 많고 친구와 저녁 식사 후에도 대화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졸림이 느껴진다.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식곤증, 왜 그런 걸까?

식곤증식곤증

밥만 먹으면 잠이 쏟아지는 이유는?

▲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을 때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신홍범은 건강 Q&A에서 “식후에 졸음을 느끼는 것은 혈당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하면 더 졸리다”고 이야기한다.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면 ‘오렉신’이 줄어든다. 이는 식욕을 관장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의식을 깨우고 주의력을 높이는 등의 각성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식사 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을 경우 오렉신 분비가 억제돼 쉽게 졸음이 느껴진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혈류에 포도당이 많으면 쉬 피로가 느껴져 졸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다량의 인슐린을 공급해도 혈당이 잘 내려가지 않는데 비만한 사람,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 이 증상이 있다.

식사 후 우리 몸에선 지방조직에서 분비하는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호르몬인 ‘렙틴’이 상승한다. 렙틴은 단백질이나 지방보다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더 많이 증가해 밥, 빵,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피곤함이 잘 느껴진다. 그리고 체내에 염증이 많을 경우 렙틴은 이를 더 증가시켜 피로도를 높인다.

탄수화물탄수화물

▲ 만성피로증후군일 때
소화는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P(adenosine triphosphate)’와 생물체 내에서 포도당이 연소해 에너지로 변할 때 생기는 ‘피루빈산’을 포함한 에너지 물질이 충분할 때 오렉신은 쉽게 억제되지 않는다.
미국의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 연구결과 만성피로증후군인 사람은 세포에 피루빈산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만성피로증후군을 먼저 치료해야 식사 후 덜 졸릴 수 있다.

점심 이후는 원래 졸리다
점심 식사 후 쏟아지는 잠에 너무 힘들 때가 있다. 사람의 몸은 생체시계인 ‘서카디안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데 신체는 오전 6시부터 깨어난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에 자연스럽게 피곤해진다. 특히 수면 욕구는 오전 10시 이후 높아지기 시작하여 오후 2시경 최고조에 달한다. 결론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서카디안 리듬 때문에 피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뇌로 가는 혈액량 저하
한정된 혈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 몸은 상황에 따라 혈액을 필요한 인체 기관에 재분배한다. 식사하고 나면 소화를 잘 시켜야 하므로 많은 혈액을 소화기관으로 보내게 된다. 따라서 뇌나 근육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게 되어 식사 후에는 몸이 나른해지고 식곤증이 생긴다.

식후 졸리지 않으려면?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늘리기
식단에서 곡물, 콩, 견과류, 씨앗과 같이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음식을 줄이고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며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인슐린, 렙틴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아 식후 졸음을 줄일 수 있다.

식후 햇볕 쬐면서 산책하기
하이닥 운동상담사 손윤선은 건강 Q&A에서 “식후 적절한 신체활동을 하면 소화 기관에 몰려 있는 혈액을 뇌와 근육으로 다시 재분배해 나른함과 식곤증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햇빛은 신진대사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혈류를 향상하고 도파민을 자극해 신경이 각성하도록 돕는다. 식후 바로 사무실이나 수업에 들어가지 말고 가벼운 산책으로 몸을 일깨우자.

식후 산책식후 산책

식사 시 애플 사이다 식초와 함께
2004년 미국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애플 사이다 식초를 먹으면 식후 인슐린 감수성이 34% 증가했고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이를 섭취했을 때 인슐린 감수성이 19% 늘어났다. 인슐린 감수성은 인슐린의 혈당 강하 작용에 얼마나 조직이 잘 반응하는지를 뜻하는데, 인슐린 감수성이 높을수록 식사 후 졸림이 덜하다. 또한 애플 사이다 식초는 신진대사와 체내 산도, NAD+를 높이고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체내 염증 줄여주는 영양분 먹기
체내 염증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몸은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특히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오렉신을 억제하므로 쉽게 졸음을 유발한다. 생선기름, DHA, 커큐민, 이노시톨, 블랙 커민 씨 기름 등 체내 염증을 줄여주는 영양분을 섭취하자.

칼륨이 풍부한 식단 짜기
칼륨은 우리 몸의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이것이 모자라면 포도당 대사에 변화를 일으켜 식후 졸음을 유발한다. 2007∼2010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이 먹어야 할 하루 칼륨 충분 섭취량은 3500㎎이다. 칼륨 함유량은 단일 음식으로는 배추김치에 가장 많았고 감자, 참외, 고구마, 미역, 바나나, 아보카도, 무, 사과, 토마토, 브로콜리, 검정콩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 음식을 통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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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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