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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전신의 장기를 침범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루푸스.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 외에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개인마다 증상의 양상과 정도의 차이가 커 진단과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과 예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일부 완전히 치료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류마티스질환의 진단과 치료’ 건강강좌에서 류마티스내과 홍석찬 교수는 “전신홍반성루푸스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이중 몇 가지 증상만 발생하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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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홍반성루푸스 진단기준

전신홍반성루푸스는 어느 한 가지 증상이나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신장, 근육, 관절, 심장, 폐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질환인 만큼 문진과 진찰, 다양한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전신홍반성루푸스 진단에 필요한 검사로는 간 기능 검사, 신장 기능 검사, 소변 검사, 혈액 검사, 심전도, 흉부 X-ray 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전신홍반성루푸스 진단기준은 미국류마티스학회가 제시한 ACR(1997년 개정)기준이 이용되나 특이도는 높지만 민감도가 다소 떨어지고 피부 증상에 대한 약간의 편향된 기준, 세 가지 이하의 분류기준을 만족하는 비정형적 초기 환자에서 진단의 어려움, 장기 침범이 별로 없는 초기 환자에서 진단의 한계점 등을 고려하여 전신홍반성루푸스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SLICC에서 2012년 새로운 분류기준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전신홍반성루푸스 진단기준은 총 17개의 기준 증상 중에 적어도 4개 이상의 증상을 만족해야 한다. 단, 임상적 기준 11개 중에서 최소 1개와 면역학적 기준 6개 중에서 하나를 포함해야 한다. 또는 항핵항체나 항이중나선DNA 항체의 존재 하에 생검으로 증명된 루푸스 신염(루푸스에 의한 염증반응이 신장의 사구체에 손상을 일으킴)이 있어야 한다.

<임상적 기준(Clinical criteria) 11가지>

1. 급성 피부 낭창(Acute cutaneous lupus)
코, 입술 경계선에는 침범하지 않으면서 양쪽 뺨에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malar rash)

2. 만성 피부 낭창(Chronic cutaneous lupus)
원반형 발진(discoid rash)

3. 비반흔성 탈모(Nonscarring alopecia)
약물, 철분 결핍, 안드로겐성 탈모 등 다른 원인이 없이 머리카락이 잘 끊어지고 약해짐

4. 구강 궤양(Oral ulcers)
다른 원인 없이 발생한 구강 또는 비인두에 생긴 궤양

5. 관절 질환(Joint disease)
두 군데 이상의 관절에서 부종, 삼출물이 있는 활액막염 또는 두 군데 이상 관절의 뻣뻣함과 최소 30분 지속되는 아침 강직

6. 장막염(Serositis)
전형적인 흉막염(pleurisy) 또는 심낭염(Pericarditis)

7. 신장(Renal) 요인
하루 0.5g 이상의 단백뇨를 보이는 단백/크레아티닌 비 또는 적혈구 원주(Red blood cell casts, 소변의 흐름이 정체되어 응고된 것으로 신장병의 중요한 소견임)

8. 신경학적(Neurologic) 요인
다른 이유가 없이 발생한 발작, 정신병증, 다발성 단일신경염

9.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

10. 백혈구 감소증(Leukopenia) 혹은 림프구 감소증(Lymphopenia)
백혈구(4,000/㎣ 미만) 혹은 림프구(1,000/㎣ 미만) 감소

11. 혈소판 감소증(Thrombocytopenia)
혈소판(100,000/㎣ 미만) 감소

<면역학적 기준(Immunologic criteria) 6가지>

1.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ANA)
비정상적인 항핵항체 수치

2. 항이중나선 DNA(Anti-dsDNA)
항체 양성

3. 항SM(Anti-Sm)
항체 양성

4. 항인지질항체(Antiphospholipid)
항체 양성

5. 보체 감소(Low complement)
혈액내 보체 단백 중 C3, C4 혹은 CH50 감소

6. 직접쿰즈검사(Direct Coombs’ test)
결과 양성

전신홍반성루푸스는 ‘약물치료’가 소용없다?

환자마다 증상과 정도가 워낙 다양해 한번 걸리면 평생 고생만 해야 하는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홍석찬 교수는 “그동안 전신홍반성루푸스의 진단과 치료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면서 환자들이 더 오래, 편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다만 약물치료 시 환자가 임의로 치료 약물을 변경하거나 추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증상 활성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적절히 조절하는 등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상의하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스피린과 기타 소염제 = 진통소염효과가 있는 아스피린은 꽤 많은 용량을 먹어야 하며, 위장장애가 있는 경우 식사와 함께 복용하거나 제산제를 복용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 항말라리아제 = 전신홍반성루푸스에 가장 중요한 약물이며, 증상 중 열, 관절통, 흉막염의 치료에 특히 도움이 된다. 또 자외선 노출 시에 생기는 전신 증상과 낭창성 반점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질병의 관해(완화) 상태를 유지하고 악화를 억제해준다. 부작용으로는 구토, 설사, 메스꺼움 등 소화기 증상과 간혹 장기간 복용 시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 강력한 소염 효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치료약물이다. 하지만 다양한 부작용이 있어 반드시 주치의와 약물 반응을 공유하고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주요 부작용에는 체중 증가, 불면증, 우울증, 고혈압 및 당뇨병의 발생 또는 악화, 감염 위험성 증가, 위장 출혈, 골다공증, 백내장 등이 있다.

- 면역 억제제 = 전신홍반성루푸스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면역과 염증 반응을 약화시켜 증상을 치료하게 된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아자티오프린,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테릴, 메토트렉세이트 등이 있다.

전신홍반성루푸스 환자가 철저히 지켜야 할 생활관리법

- 휴식 = 심신의 건강 상태가 안 좋을 때는 반드시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며 휴식과 운동 사이에 적정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 과도한 휴식은 증세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운동 = 관절통 등의 증상 완화를 위해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악화하더라도 부드러운 관절 운동과 근육강화 운동이 도움이 된다.

- 영양 = 특별한 식이요법보다는 충분한 영양 섭취를 위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욕이 떨어지고 병이 악화되어 음식을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종합 비타민제라도 복용해야 한다. 다만 비타민 과용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용량·용법 등을 결정한다.

- 일광 노출 피하기 = 자외선 노출은 증상의 전반적인 악화를 가져온다. 피부발진 악화, 관절통, 발열, 기타 장기의 염증 반응 등을 유발하므로 햇빛이 강한 대낮에는 외출을 피하고 외출을 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와 피부 노출을 가려주는 긴 옷을 착용한다.

- 임신계획 = 증상이 심할 때는 호르몬 변화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임신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전신홍반성루푸스는 임신 중이나 분만 후에 처음으로 발병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며, 유산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주치의와 함께 임신 계획에 대한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며, 규칙적인 검사와 바른 대처로 정상 임신과 분만을 진행할 수 있다. 드물게는 임신 시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모체의 항체가 전달되어 반점이나 간 비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피임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궁 내 피임 장치와 같은 감염 위험이 높은 방법 대신 경구 피임제 등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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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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