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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금(무릎 뒤쪽 오목한 곳)이나 장딴지, 허벅지 등에 굵고 시퍼런 핏줄이 비쳐 보이거나 아예 지렁이처럼 튀어나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다리 정맥 속에 있는 판막(valve)이 망가져 생긴 ‘하지정맥류’란 질병이다. 이런 사람은 오후만 되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잘 부으며, 저리고 당기는 느낌,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교사, 백화점 점원, 생산직 근로자처럼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거나, 8시간 이상 앉아있어야 하는 사무직 직장인에게서 특히 많이 발병하게 된다.

무릎 뒤쪽으로 가느다란 실핏줄이 하나쯤 비춰 보이는 정도는 괜찮지만, 이 핏줄이 굵어지거나 여러 개로 늘어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번 망가진 정맥 판막은 가만히 내버려 둔다고 저절로 낫지 않으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염증 및 궤양을 동반하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은 물론 보행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혈관에 피가 굳어 덩어리가 생기는 “혈전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각종 통계 및 연구 자료의 보고에 따르면 혈전증은 경구 피임약 및 비타민 E의 과다복용 등에 의해서 보다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밝히고 있으며,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의 경우도 최대 5배 이상의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한다.

가느다란 실핏줄의 확장부터 시작되는 하지정맥류라 할지라도 장시간 방치로 인해 혈전성 정맥염은 물론 폐색전증까지도 유발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냥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 하지정맥류가 잘 생기는 사람의 특징

다리를 올리고 쉬고 있는 여성

발끝에서 심장 쪽으로 올라가는 정맥에는 피가 거꾸로 흐르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판막(valve)이 한쪽 다리에만 40개 이상 있다. 이 판막(valve)이 망가지면 피가 거꾸로 흘러 밑에서 올라오던 피와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압력을 받은 정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구불구불하게 늘어나서 피부 위로 돌출한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오래 서 있거나 앉아만 있는 정자세이다. 중력의 작용으로 오래 서 있으면 피의 역류를 막는 판막에 압력을 가해, 판막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오랜 시간 한 동작으로 작업하는 경우와 임신, 비만 등도 정맥류를 부추기는 요소이다. 직계 가족 중에 하지정맥류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맥류 발병률이 50% 이상 높으며, 근육의 탄력성도 영향을 미친다. 서른 살쯤 되면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져 하지정맥류가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진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70대 미국인의 70%가 하지정맥류 환자라고 한다. 따라서 서구화된 식생활습관이 만연한 우리 사회도 이러한 통계를 두고 더는 남의 이야기만으로 듣고 넘길 문제는 아닐 것이다.

◆ 하지정맥류 치료법

한번 망가진 판막(valve)은 재생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증상의 완화 및 완치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하지정맥류는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는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치료할수록 유리하다.

가느다란 실핏줄만 보이게 되는 초기 정맥류의 경우 피부레이저요법 및 혈관경화요법이라는 주사치료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또한 판막(valve) 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굵은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심할 경우(복재정맥류 등)에는 광섬유 레이저 및 고주파를 혈관에 직접 삽입해 문제가 되는 정맥류 혈관을 없애는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와 같은 수술적 요법을 병행하게 된다. 그리고 복재정맥류라 하더라도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의료용 접착제를 이용하여 간단히 치료하는 베나실요법도 시행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인체 내 정맥혈관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발병 부위와 정맥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교통정맥들의 정확한 확인 후에 시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최소의 절개로 미용뿐 아니라 시술 후 회복과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재발률도 최소로 줄일 수 있다.

◆ 하지정맥류 전문 진료과는?

하지정맥류가 무엇이며 왜 치료해야 하는지는 알겠지만, 어느 과가 전문 진료과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과 같이 혈관에 미치는 압력 및 혈액의 지방 성분에 따른 고지혈증과 같은 문제라면 내과(순환기, 내분비 등)가 전문 진료과이다.

또한 하지정맥류를 '힘줄'로만 생각하고 정형외과 진료가 아닐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형외과의 전문 진료 분야는 뼈, 근육, 힘줄, 신경이며, 혈관을 직접 치료하는 경우는 외상성에 의한 혈관질환에 국한된다.

하지정맥류는 판막 손상에 의한 혈관 자체의 문제인 만큼 혈관을 직접 수술하는 흉부외과 혹은 혈관만을 다루는 외과(혈관외과)가 전문 진료과가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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