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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직장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아이를 갖는 시기가 늦어지고, 불임에 따른 클리닉도 늘고 있다. 불임에서 남녀의 비중은 같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대부분은 여성의 몸에서 담당하고, 그 과정 또한 훨씬 복잡하다. 여성의 몸에서 난자의 이동 경로에 따른 불임의 원인을 알아보도록 하자.

자궁자궁

1. 난소의 배란장애

난소는 시상하부, 뇌하수체와 더불어 H-P-O축의 한 기둥을 담당하는 장기이다. 이 축은 내분비계로 호르몬 분비에 의해 각 기관에서 상호작용, 조절한다. 만약 이 축 어느 한 군데서라도 분비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전체 축의 균형이 깨져 호르몬 균형에 이상이 생긴다.

난소에서는 뇌하수체에서의 성선자극호르몬(GnRH)에 의해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흐름이 깨지면 배란에 문제가 생기고 생리주기에도 이상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35일 이상 생리가 늦어지거나 1년에 생리를 8회 이하 겪는 경우 배란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배란장애는 불임 여성의 35~40%에서 발견될 정도로 불임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란장애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다낭성 난소
배란장애와 관련하여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다낭성 난소(Polycystic Ovary)이다. 다낭성 난소란 난소 안의 여포들이 난자로 성숙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적절한 호르몬 파동의 부재로 인해 성숙한 난포가 아직 배란되지 못하고 계속 난소 안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초음파로 검사했을 때 여러 개의 배란되지 못한 난포들이 난소 안에서 발견된다. 결국, 가장 흔한 증상이 만성 무배란으로, 불임의 큰 원인이 된다.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고프로락틴혈증을 진단받고 오는 경우도 있다. 프로락틴(Prolactin)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유즙 분비 호르몬이다. 생리적으로 임신과 수유기에 분비량이 증가하며, 출산 이후 모체의 회복을 위해 생식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임신과 수유기를 제외한 시기에 뇌하수체 종양 등으로 인해 혈중 프로락틴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같은 기전으로 배란장애가 생길 수 있다.

2.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곳 - 난관의 폐쇄

난관은 난소에서 배란된 난자를 받아들이고 자궁에서 올라온 정자를 수용하는 장소이자,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는 중요한 장소이다. 또한, 수정된 이후 3~5일의 기간 동안 자궁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된다. 그런데 골반 내 염증이나 자궁내막증 등으로 인해 난관이 폐쇄되면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수정이 이루어지기 어려워진다. 특히 자궁외임신이나 난관 결찰술 등 수술력이 있는 여성에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3. 착상과 영양분의 창고, 자궁내막 문제

난관에서 무사히 수정이 이루어지면 수정란은 자궁으로 내려와 자궁 내벽에 착상한다. 자궁내막에서 수정란이 발달하기 위한 영양분을 공급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내막이 충분히 두텁지 않으면 수정란이 착상하기 어려워진다. 내막의 발달은 배란 이후 난소에 남은 황체에서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에 의해 이루어진다. 황체기가 지나치게 짧거나, 황체호르몬이 충분하지 않으면 내막이 얇아지고, 착상의 확률이 낮아진다.

내막이 충분히 두터워지더라도 자궁 내 근종이나 폴립, 내막증, 선근증 등이 동반될 경우 정상 자궁에 비해 착상이 어려워질 수 있고, 유산의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임신을 준비하는 시점부터 자궁의 환경을 가능한 임신에 최적화되도록 정비해두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배란장애를 선천적인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신장(腎臟)의 기능 쇠약으로 본다. 난관의 폐쇄는 하부 생식기의 어혈(瘀血), 내막의 미약한 발달은 혈허(血虛)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한 가지 이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타고난 체질과 생활습관, 과로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서 치료해야 한다.

임신을 준비한다면 먼저 산전검사를 통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호르몬제 투여에 앞서 몸의 대사와 난소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한방 치료도 좋은 선택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지현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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