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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16세기 유럽에선 남성이 가발을 쓰는 것이 신사로서의 필수 조건이었다. 예절문화가 중시되면서 대머리인 남성이 자신의 신체적 결함(?)으로 모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남성 모두가 가발을 쓰게 된 것. 말 그대로 탈모는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요즘은 스트레스가 탈모가 된 세상이 됐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인구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대구 아름다운 피부과 최윤애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스트레스가 어떻게 탈모를 유발하며, 관리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고개 숙인 여성고개 숙인 여성

젊은 탈모 환자의 증가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는데...

눈부신 성장을 이룬 현대사회는 인간에게 보다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인간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모발의 노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수리 탈모, 원형탈모 등 각종 탈모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들은 주로 중장년층의 ‘아저씨’들이었는데, 최근 들어 20~30대 탈모환자로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스트레스성 탈모가 늘어난 탓이다.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서는 젊은 연령대 뿐만 아니라 탈모 고민과는 비교적 거리가 멀었던 여성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여성 탈모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탈모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의 증가 폭이 훨씬 더 크다고 한다. 남녀 모두 유전 및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탈모 원인인데 여성 탈모의 증가 폭이 큰 것은 최근 사회 참여를 활발히 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생긴 스트레스가 주요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그 외 다이어트나 파마, 염색과 같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간접 요인들에 대한 노출도 쉬워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탈모 발생 연령대 또한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남성 탈모 환자는 30대 > 20대 순으로 많으며, 여성의 경우도 50대에 이어 20대가 많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 문제도 있지만, 입시나 취업 및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탈모는 ‘남성호르몬’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데...
호르몬이 탈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스트레스는 탈모를 어떻게 유발하는지 궁금하다.

탈모는 크게 직접적 원인과 간접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직접적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이 있는데,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 하더라도 남성호르몬 없이는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사춘기 이전에는 탈모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여성의 경우 폐경 후 탈모가 가속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성에게 가장 흔한 탈모의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성 탈모이다. 안드로겐은 남성을 더욱 남자답도록 해주는 호르몬으로서 어떤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으면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작용한다. 이중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특징을 잘 발달시키는 호르몬인데 이것이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강력한 남성호르몬인 DHT(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로 변하면 모낭 세포가 위축되고 모발의 성장주기를 단축해 모발이 충분히 생장하지 못하게 되어 탈모를 유발한다.

탈모의 간접 원인으로는 만병의 원인이라 불리는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혈중콜레스테롤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나 편식으로 인한 영양결핍, 음주, 흡연, 과로 등이 있다. 이중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탈모를 유발하는 가장 큰 간접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르에피네프린(NE), 코르티솔(cortisol), 성장호르몬(GH), 남성호르몬(testosterone) 등이 과도하게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들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소화 기능을 떨어트리고 근육을 긴장시키며 어지러움, 두통, 대소변장애, 성기능장애를 유도한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직접 모낭 세포를 위축시켜 모발 성장에 장애를 주고,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산소와 영양공급을 저해한다. 따라서 모낭에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탈모를 유발한다. 정서적 불안정과 피로는 피지도 증가시켜 모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원형탈모는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탈모로 잘 알려져 있다.
원형탈모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름이 1~5cm 정도의 경계가 뚜렷한 원형 모양의 탈모 증상이 나타나는 원형탈모.
원형탈모는 각종 정신적 손상이나 충격, 정서적 스트레스 등과 같은 과다한 스트레스와 면역력이 떨어진 허약한 신체가 만나면서 면역세포가 자기 몸(모낭)을 공격, 자가 면역 반응이 유발됨으로써 모낭이 손상을 받아 발생한다. 원형탈모가 심해지면 눈썹과 수염 등의 체모가 빠지기도 한다. 때에 따라 증상이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자연치유가 되지 않고 장기간 탈모 증상이 유지 혹은 진행될 경우 처음엔 하나였던 동전 크기의 탈모반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 두피 전체가 탈모를 겪을 수 있으니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원형탈모 외에 다른 스트레스성 탈모가 있다면?

원형탈모증 외에 사회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탈모증은 휴지기 탈모증이다. 이는 탈모 요인이 발생한 지 3, 4개월 후에 두피에서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질환이다. 이 증세는 스트레스 자체도 중요한 요인이 되지만,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식욕감퇴, 불규칙한 식생활 그리고 체중감소 등에 의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휴지기 탈모증의 원인은 스트레스 외에도 매우 많다. 예를 들면 출산, 과도한 다이어트 및 체중감소, 빈혈 및 철분 결핍, 만성질환의 후유증 그리고 큰 수술이나 전신 마취 등이 그것이다. 이들 원인은 그 차체가 모낭의 성장에 영향을 미쳐서 탈모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함으로써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탈모를 치료하고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탈모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근본적인 원인과 증상을 토대로 탈모 치료법을 찾아 조기에 치료 및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탈모 예방을 위한 모발관리법을 잘 실천해야 한다.

탈모 방지 샴푸 이용 = 먼저 비누나 샴푸와 같은 세정제를 사용할 때 세정력이 약하고 자칫 찌꺼기를 남길 수 있는 비누보다는 샴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샴푸는 화학성분이 적은 탈모 방지 샴푸를 골라 손가락 끝의 지문 쪽을 이용하여 두피를 마사지하듯 감는 것이 좋다. 샴푸는 세정 성분에 포함된 발모 자극 약제가 두피에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5~10분은 유지 후 씻어주며 유분이 많은 린스는 피한다.

머리 감는 횟수 = 두피 타입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은데 건성 두피는 너무 자주 머리를 감으면 오히려 두피가 건조해져서 비듬이 생길 수 있으므로 2~3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지성 두피는 기름기가 많이 생기므로 하루에 한 번은 꼭 감아주는 게 좋고 심할 때는 아침, 저녁으로 감아도 무방하다. 이런 두피 타입과 상관없이 무스나 헤어젤을 사용했을 때는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 게 좋다.

머리 말리기 = 머리를 말릴 때는 모발을 세게 털지 말고 되도록 두피 사이를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이 물기를 제거하고 자연건조 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드라이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모발과 20cm 떨어진 거리에서 냉풍으로 마무리한다. 습기가 많이 남거나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적당히 말려준다.

모발에 좋은 영양 = 모발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케라틴 단백질이므로 아미노산을 함유한 검정콩, 우유, 고등어, 달걀 등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그 외 각종 비타민과 철분, 아연, 구리와 같은 미네랄과 요오드 성분이 풍부한 시금치, 간, 다시마 등의 해조류도 좋다. 녹차는 남성호르몬의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동물성 기름과 당분은 남성호르몬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술과 담배 또한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대구 아름다운 피부과 최윤애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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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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