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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콘딜로마(Condyloma acuminatum), 곤지름은 성기에 발생하는 '성기 사마귀'를 의미한다. 콘딜로마를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은 유전공학과 분자생물학의 혁명을 가져온 'PCR 검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1984년 캐리 멀러스가 개발한 바이러스 유전자 복제 방식인 PCR 검사는 과거에 시행되던 배양검사가 갖는 불안정한 단점을 극복하여 무척 빠르고 정확하게, 무엇보다 편리하게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여성 곤지름에 비해 남성 곤지름은 검사를 통하지 않아도 쉽게 인지된다. 여성의 외성기 구조 특성과 남녀의 성적 수치심 차이, 그 외 여러 가지 요소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여성 곤지름은 검사하기도 발견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의료인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질염과 같은 다른 질환 치료차 산부인과를 방문하였다가 곤지름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의료인의 특별한 언급이나 설명, 치료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끄러워서 숨은 남성부끄러워서 숨은 남성

한편 남성들 또한 비교적 근래까지 이 질환을 터부시하고 치료조차 달가워하지 않던 게 대부분이었다. 남성 성 기능 향상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많은 비뇨기과 등에서 최신 기술이나 수술적 방법 등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지만 남성 곤지름에 대해선 그렇지 않았다. 곤지름에 대해 침묵하고 지나치는 게 관습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남자 곤지름을 일으키는 HPV에 대한 검사 기법인 PCR이 널리 보편화되면서부터 반전되었다. 노벨상까지 수상한 PCR 검사 방법은 최근엔 실험실 관련자들 사이에서도 보편화되었다. PCR도 못하면 부끄러울 정도인 것이다.

의료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검사의 시행이다. 어떤 질환이든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질환 진단의 근거를 마련하고, 환자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있다. 환자들이 질병을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다면 병의 치료는 그만큼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바이러스검사를 기피하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검사를 요청하면 STD(일반 성병) 검사만 시행한다던가 바이러스는 놔두면 없어진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바이러스검사를 했지만 정작 치료는 바이러스가 아닌 곤지름을 제거하는 것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렇다.

남자 곤지름은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일 뿐이다. 그리고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면역'을 외치며 몸에 좋다는 보약만 복용해서도 안되고, 단순히 곤지름을 제거하는 것에서 그쳐서도 안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경엽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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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노들담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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