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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필자의 외래에 80대 후반의 할머니가 보호자와 함께 내원하였다. 할머니는 수년 전부터 귀가 안 들리셨으나 눈은 어느 정도 보여 그런대로 생활을 유지하시다가 최근 들어 급격히 시력이 떨어지면서 이제는 가벼운 일상 생활조차 못 하시고 누워만 계신다고 하였다.

이처럼 밝고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것은 노후의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다행히 할머니는 심하게 진행된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경우였다. 다행이라고 하는 이유는 백내장은 수술로써 시력을 회복하여 수술 후 달라질 할머니의 삶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경우와 달리 많이 진행되면 시력을 되찾기 힘든 중요 안과 질환들이 최근 고령화 사회와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 3대 실명 질환에 속하는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변성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눈

◆ 증가하는 3대 실명 질환,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병성 - 늦기 전에 ‘안과검진’은 필수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당뇨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이러한 당뇨 환자 중에 정기적인 눈 검사의 중요성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당뇨망막병증은 높은 혈당으로 인해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발생 초기에는 시력에 별 영향이 없기 때문에 이의 중요성이 간과되기 쉽다. 하지만 진행될 경우 망막에 나쁜 혈관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유리체 출혈이나 망막박리 등이 생기게 되면 치료가 쉽지 않게 된다. 신생 혈관, 즉 나쁜 혈관의 유무에 따라 당뇨망막병증의 심한 정도를 나누는데 이러한 신생 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혈당조절도 중요하지만, 당뇨망막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신생 혈관이 만들어지면 레이저 치료와 더불어 신생 혈관을 억제할 수 있는 항체주사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더 진행한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많이 진행한 경우 치료를 잘해도 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조기 검진을 통해 미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얼굴을 감싸쥔 여성얼굴을 감싸쥔 여성

노년 황반변성은 시력에 가장 중요한 망막의 중심 황반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역시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안과에 오는 환자들이 많다.

황반변성 역시 당뇨망막병증과 비슷하게 신생 혈관의 유무에 따라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뉜다. 습성 황반변성은 나쁜 혈관, 즉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 이로 인해 황반에 피나 물이 고이게 되고 결국에는 시각세포가 파괴되어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여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항체 주사를 맞으면 오랫동안 시력을 유지할 수 있으나 장기간 내버려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시력을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중심부가 까맣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빠른 시간 내에 안과에 방문하여 검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황반변성은 불치의 병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다양한 안구내 주사들이 개발되고 이의 보험적용으로 많은 환자를 실명의 그늘에서부터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두 질환 모두 때를 놓치게 되면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이에 대항 할 수 있는 무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오랫동안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가 있거나 60세 이상의 장년층은 이러한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스스로 밝고 건강한 눈을 지키도록 노력해야겠다.

김해중앙병원 안과 이수환 과장 (안과 전문의)김해중앙병원 안과 이수환 과장 (안과 전문의)

<글 = 김해중앙병원 안과 이수환 과장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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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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