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유는 1980년대 초 소위 교복과 두발의 자율화 물결이 학원에 들어오면서입니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아니 담배를 피우지 못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집에서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80년도에 들어서 소위 교육과 두발의 자율화로 상징되는 학원의 자유화 물결이 일어나면서 많은 자유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어른들은 하는데 학생들은 하지 못하게 하는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많던 차에 학교의 통제가 약화되니까 학생들은 무엇보다 먼저 담배를 피워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 대학 입학 시험의 부담, 대학에 가는 것이 불가능한 학생에 대한 지도의 부족 등의 이유로 학생들의 흡연율은 급속하게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이유는 그동안 우리 나라 담배가격이 너무 저렴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외국에 비해 우리 나라 담배 값은 3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담배 값이 싸 중, 고등학생들의 용돈 범위에서도 쉽게 살 수 있던 것도 청소년 흡연율이 높은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외국의 경험에 의하면 중, 고등학생들의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담배 값을 올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담배값이 인상되면서 청소년 흡연율이 크게 줄었는데, 새로운 흡연자들의 진입을 차단하는데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셋째 이유는 청소년들은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속에 살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아버지나 형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나 친구가 담배를 피우고 있고 TV,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있고,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다니면서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나 버리고 있습니다. 담배 소매상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쉽게 팔고 있고, 여기저기에 담배광고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만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어폐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