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티파니에서 아침을’, ‘로마의 휴일’ 등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오드리햅번을 기억하시나요? 귀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그녀가 사망하게 된 원인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대장암’이었습니다. 작년에 작고한 철완 최동원 선수의 사인도 바로 대장암이었고요.

최근 대장암 발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대장암에 대해 자주 보도되다 보니 진료를 보다 보면 환자분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십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대장암에 대해 살펴보고 대장 전체를 검사하는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올바른 상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대장암이란?
대장은 한자로 '大腸'라 쓰며, 뜻 그대로 우리 몸에서 직경이 가장 큰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장의 길이는 성인 기준 150~180cm 정도 되며, 대장은 주로 수분흡수와 대변형성에 주된 역할을 담당합니다. 대장암은 바로 이곳(대장)에 생긴 악성신생물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작은 용종(혹)이 점차적으로 커져서 발생하게 됩니다.

병원에서대장용종치료를받고있는것을묘사한캐릭터병원에서대장용종치료를받고있는것을묘사한캐릭터

2) 어떤 경우에 대장암에 잘 걸리나요?
대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소로는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가족력, 서구화된 식습관(고지방식이, 고단백식이, 패스트푸드 등), 흡연, 음주,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3) 대장암은 언제, 누가 검진을 받아야 하나요?
대장암은 5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꼭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국가에서도 국가암검진사업의 하나로 50세 이상의 성인에게 대장암 검진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단, 국가암검진에서는 1차적으로 대변을 이용해 대장암을 검사하게 되며, 여기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대장내시경 또는 대장 조영술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4) 대장내시경(大腸內視鏡)이란?
위내시경 검사가 입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식도, 위, 십이지장을 관찰하는 것처럼, 대장내시경 검사도 내시경을 항문을 통해 삽입해 항문을 포함한 대장 전체를 검사하게 됩니다.

5) 왜 증상이 없는데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속 쓰림 같은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상이면 위암검진을 위해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상이면 대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위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있을 때는 다른 장기로 전이가 돼 이미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6) 대장내시경 대신 대변으로 검사할 수는 없나요?
대장암 검진은 대변으로도 가능합니다. 실제로도 국가에서 시행하는 대장암 검진에도 대변 잠혈검사가 첫 번째 검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변검사는 대장암을 발견할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확률이 25% 미만으로 보고되는 경우도 많은데,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험지에 정답을 찍는 확률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여기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7) 대장내시경 검사는 어렵지 않나요? 옆집에서 그거 받다가 죽을 뻔 했다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장내시경은 만만한 검사가 아닙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는 어려움이 2가지가 있는데 장정결액의 복용과 검사에 따른 통증입니다.

① 장정결액 문제
대장내시경은 검사의 특성상 장에 있는 대변을 말끔하게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4L짜리 장정결액(콜라이트)을 검사 전날 복용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음료수도 1L 이상 마시기 벅찬데, 하물며 4L짜리 장정결액을 마시자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하지만 최근에는 90mL 정도로 양이 대폭 감소한 장정결액(콜크린)도 이용할 수 있으며, 4L짜리 콜라이트도 환자에 따라 양을 줄여서 먹는 방법이 개발돼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② 검사 시 통증
대장내시경 검사는 장내에 공기가 주입되고 검사 시 장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계도 많이 발전하고, 검사자의 숙련도도 많이 좋아졌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수면으로 받는다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8) 대장용종(大腸茸腫)은 뭔가요?
대장용종은 대장 내에 존재하는 점막융기성 병변으로 '혹'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이러한 용종은 염증성과 선종성으로 크게 구별되며, 이 중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9) 대장용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나요?
대장에 있는 용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며, 악성으로 변해 암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장용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며, 이러한 용종을 대장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10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2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를 보면 '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용종을 제거한 집단에서는 대장암 발생이 90% 이상 감소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10) 나이 드신 분들도 검사를 받게 해야 하나요?
노령층에게 대장암 발생확률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나이가 많을수록 검사를 꼭 받는 것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대장암은 위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하면 90~95% 이상 생존이 가능하고 완치할 수 있는 암입니다. 하지만 늦게 발견되면 대부분 전이가 된 말기로 수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극심한 암성 통증에 시달리다가 사망하게 되므로, 미리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대장암의 위험요소들은 대부분 우리의 의지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채소와 잡곡 위주의 담백한 식단과 함께 꾸준한 운동을 하면서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에 대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어렵다고 부담 갖지 마시고, 가까운 기회에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해서 주치의에게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이승화 성남시의료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