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 비만은 주로 여성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들에게도 유독 하체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체형이 늘고 있는데, 특히 여성의 골반처럼 툭 튀어나온 넓은 골반을 가진 남성에게서 하체 비만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자세가 하체 비만의 원인

사실 좌우 신체가 대칭을 이루고 틀어진 곳이 없는 완벽한 정상적인 체형을 가진 사람을 찾기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은 조금씩 체형 불균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주변 환경에 맞춰 자세와 습관이 길들여지고 움직임이 최소화됨에 따라 우리 몸 또한 점차 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편하다고 느끼는 다리를 꼬고 앉기나 엎드려 자는 등의 잘못된 자세가 습관이 되면 전신 체형의 변화를 포함해 골반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생활도 바르지 못한 자세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다리를 꼬는 습관은 골반이나 허벅지가 틀어지면서 근육발달의 불균형으로 하체에 지방 축척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관절 주변에 혈액 순환과 림프 순환이 잘되지 않아 엉덩이 아래부터 다리까지 노폐물이 축적돼 하체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비만과 함께 틀어진 골반이 신체에 주는 영향

골반은 척추와 다리를 이어주는 골격으로 상체의 체중을 지탱함과 동시에 다리를 움직이고 뛰게 하는 지렛대의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골반은 장골(엉덩뼈), 좌골(궁둥뼈), 치골(두덩뼈)로 구성되어 역삼각형의 하트모양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며, 생식기관을 비롯한 내부장기들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과 함께 전체적인 체형밸런스의 주요역할을 하는 골반이 틀어지게 되면 허리통증과 골반통은 물론 다양한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 중 다리 길이의 차이, 걸음걸이, 휜 다리, 하체 비만 등의 외형적 변화와 더불어 여성의 경우 극심한 생리통, 생리불순, 장운동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바른 자세,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라는 말은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지만, 정작 바른 자세가 왜 중요한지, 잘못된 자세를 왜 교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더불어 다들 건강한 몸과 올바른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지만, 이는 저마다의 판단 기준이 다르고 주관적일 수 있다.

의학적으로 바른 자세란 골격과 근육이 이상적으로 정렬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바른 자세=건강한 몸”이 아닌, 바르게 정렬된 몸이 건강한 몸을 유지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골격과 근육이 바르게 정렬되어 정상적인 체형을 유지할 때 우리 몸의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신체 좌우와 체형이 뒤틀리게 되면 외형적인 부분의 변화와 더불어 신체기능과 다양한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바른 자세, 바른 정렬을 통해 올바른 체형을 유지해주고 바로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골반교정, 적합한 시기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과 함께 변형된 골반을 교정하는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교정 치료만 제대로 받는다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골반이 틀어진 유형은 전후, 좌우로 기울어지는 경사유형에 따라 전방경사, 후방경사, 측면경사 등으로 구분 지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적합한 교정과 운동치료를 적용해봄으로써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다.

교정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기본적으로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는 골반에 무리를 줄 수 있어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으며, 바르지 못한 자세와 습관을 줄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길이라 하겠다.

<글 = 뽀빠이정형외과의원 잠실점 이재학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