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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 매년 반복되는 고질병, 환절기 감기

따사로운 햇살,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기분마저 상쾌한 계절, 봄이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은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칠 뿐만 아니라 바람이 차고 햇볕을 쬘 때와 안 쬘 때의 체감온도의 차이도 크기 때문에 평소 잔병치레에 시달린다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일교차가 커지면 더 오래 생존하는 특성이 있고, 우리 몸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려면 출퇴근 시에는 코트를 꼭 착용하고 속에는 가디건이나 조끼를 받쳐 입도록 하는 게 좋다. 흔히들 보온을 위해 여러 겹의 얇은 옷을 입으라는 말을 하는데 온도를 보온하는 효과도 있지만 외부온도 및 체감온도에 따라 쉽게 벗었다 입었다 하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봄옷은 식목일날 나무를 심거나 한식날 성묘 다녀오고 나서부터 입어야 한다고 본다.

봄 나들이 배경의 남성봄 나들이 배경의 남성

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서 비타민 소모량이 평소에 약 3배 가량 증가한다. 그만큼 소모가 큰 비타민은 신선한 계절 채소와 과일 섭취 등으로 충분히 보충을 해서 면역력을 높여줘야 한다. 그러나 채소나 과일로 비타민 요구량을 맞추기엔 어려움이 따르므로 영양제를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또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해 영양 결핍을 부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한 호흡기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하루에 7~8잔 이상의 충분한 물을 섭취해 코와 목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물은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기관지와 폐의 섬모의 활동성을 높여주어 바이러스나 먼지 등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을 도와 감기를 예방한다.

그리고, 감기 바이러스와 접촉을 피하려면 사람들이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환자에게서 나오는 분비물에 의해서 걸린다면서 왜 손을 씻으라고 하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환자의 손에 오염된 바이러스가 악수 또는 함께 사용하는 물건 등에 의해 전해지기 때문이다. 무의식 중에 우리 손이 코나 입을 자주 만지고 있는데 그때 바로 이 바이러스가 옮겨지므로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는 손으로 직접 막지 말고 휴지나 팔꿈치 옷소매 쪽으로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꼭 손을 닦아야 한다.

◆ 남녀노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춘곤증

날씨가 따뜻해지면 유난히 피곤하고 오후만 되면 나른해진다는 분들이 많다. 춘곤증(春困症)이다. 춘곤증은 바뀐 계절에 적응하느라 몸의 생체리듬이 변화되어서 더 쉽게 피곤함을 느끼는 증상이다. 주요 증상 중 하나는 입맛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입맛이 다소 없더라도 영양섭취를 충분히 해주어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 신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몸이 더 나른하고 피로해진다. 이럴 경우, 봄철 대표음식인 봄나물을 많이 섭취하면 피로 회복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체내 신진대사가 갑자기 활발해져서 비타민과 미네랄의 요구량이 많아지는데, 이때 충분한 양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비타민과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결핍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미네랄 가운데 아연이 부족하면 특히 피로를 많이 느끼게 되는데, 아연은 피로 물질인 젖산이 몸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어서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피로 해소를 돕는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굴이나 조개를 으뜸으로 꼽는다. 호박씨, 호도, 잣과 같은 견과류에도 아연 성분이 풍부하고, 예전 어머니들께서 해주시던 콩과 버섯을 넣은 영양보리밥도 매우 지혜롭게 아연을 보충하는 수단이라고 여겨진다.

갑자기 활동량이 증가하면 쉽게 피로해지거나 무리한 운동으로 다칠 위험도 높아진다. 운동이나 야외활동은 하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몸이 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면 가뜩이나 춘곤증으로 피로한 몸이 더 피로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피로를 느끼는 몸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보충해주며 최소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체력회복에 도움이 된다. 춘곤증에 시달릴 때에는 낮에 10분에서 20분 가량 낮잠을 자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긴장되어 있던 근육을 풀어주면 춘곤증을 방지할 수 있다.

만성피로에 있어서는 에너지 보존 전략도 도움이 된다. 이 에너지 보존 전략은 4가지 전략으로 이뤄져 있는데,

⑴ 우선 순위를 정해서 일을 한다. 가장 기운이 남아있을 때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덜 중요한 일은 나중으로 미룬다.
⑵ 일을 할 때 속도를 조절한다. 일을 너무 빨리 하려고 하거나 몰아서 하지 말고 여유 있게 시간 배분을 하면서 일을 하는 중간 중간에 짧은 휴식을 취한다.
⑶ 일을 효율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음식 조리를 위해서 가능한 적게 움직일 수 있도록 부엌 공간과 가구를 재배치한다.
⑷ 일을 할 때 적절한 위치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음식을 조리할 때 서서 일하는 것이 앉아서 일하는 것보다 에너지를 25% 더 소비하므로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앉아서 하는 게 좋겠다. 또한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자세는 더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니까 바른 자세로 일하는 게 필요하다.

이러한 신체적 피로 이외에도 정신적 또는 심리적 피로라고 할 수 있는 갱년기와 우울증이 있을 수 있는데, 우중충한 겨울보다는 화사한 봄철의 우울증이 더 위험하다고 알려진 만큼 주변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기분이나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땐 심리상담을 꼭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올 봄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꽃가루와 함께, 황사로 인해 비염과 결막염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피요법이 최선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효과적인 방어책을 미리미리 준비해 놓길 바란다. 중년, 이제는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들어선 셈이다. 매일매일 처방 받아 먹는 약이 있는 분들은 그 약을 처방해주는 의사를, 없는 분들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기관의 상담의사를 나만의 '평생건강주치의'로 삼고 그 분의 조언에 따라 운동, 식사, 수면, 그리고 만성질환의 관리를 꾸준히 하다 보면 칠순 잔치 때 학교동창들에 비해 훨씬 건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피로 예방을 위한 10계명

1. 1주일에 3회 이상, 적어도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한다.
2.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3.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4. 가급적 알코올 섭취를 피한다.
5. 가급적 카페인 섭취를 적게 한다.
6. 6~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7.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8. 습관성 약물의 사용을 금한다.
9. 업무량의 조절과 효율적인 시간계획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10. 긍정적인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배워둔다.

<글 =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부교수 황희진 (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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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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