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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 몽골인 이네비쉬씨(53세, 여)는 10년 전부터 좌측 팔 주위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던 중 3개월 전부터는 물컵을 손에 쥘 수조차도 없고 걷기조차도 힘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에 걸렸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Arnold-Chiari Malformation)은 뇌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하게 돌출되면 척수액이 뇌로 잘 공급되지 않아 척수와 뇌의 비어 있는 공간에 축적돼 물주머니와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또 돌출된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해져 두개골 아래쪽 바깥으로 뇌가 자라게 되는 경우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증상이 발견되지만 간혹 정상으로 보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 발견되는 환자도 있다.  

웃고있는남자웃고있는남자

대표적인 증상으로 목의 통증을 동반한 두통과 피로, 시력상실, 성대마비 그리고 몸의 말초부분의 저린 증상이 있으며, 간혹 메스꺼운 증상과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 다리 근육 약화를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웃음으로 혈압이 상승할 경우 뇌에 압력이 가해져 사망할 수도 있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은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진단하며 현재는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다. 수술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뇌와 척수의 연결부위인 두개골 기저부의 대후두공을 확장시키고 필요에 따라 제 1 경추부를 동시에 확장 시키는 수술이 있다. 두 번째는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경막을 열고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을 제거하여 물길을 열어 준 뒤 경막 확장술을 시행하는 수술로 구성된다.

희귀병으로 자칫 목숨도 위험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수술을 통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 또 수술 시 뇌 손상이나 뇌혈관 손상만 없다면 부작용도 거의 없다. 수술 후에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이 다시 진행하는 경우에는 증상의 재발이 약 20%에서 생기며 이런 경우 재수술과 아울러 척수내 관을 넣어 경막하로 물길을 직접 연결하는 단락술(shunt)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는 “이네비쉬씨의 경우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의 특징인 소뇌 부분의 돌출이 두드러진 환자였지만 다행히 수술이 잘돼 다행이다. 먼 이국땅까지 찾아와 어렵게 수술을 받게 된 환자가 앞으로 마음껏 웃으며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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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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